유엔 "러시아, 우크라 어린이 강제 이주시켰다"
러시아 "강제 이주는 사실무근"
2022-09-08 14:40:22 2022-09-08 14:40:22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르비우 셰게니 국경검문소에서 피난민들이 폴란드로 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5.7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자국으로 강제 이주시킨 정황이 포착됐다고 유엔은 밝혔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제 브랜즈 케리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부모 동행 없이 러시아 점령지 혹은 자국 영토로 이동하도록 강제했다는 믿을만한 주장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간소한 절차를 거쳐 이 어린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후 러시아인 가족들에게 입양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케리스 사무차장은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인을 심문하는 '정화 절차'를 지적했다. 이에 그는 "러시아군은 '정화'를 통해 나체를 강요하며 신체를 수색한다"며 "개인사나 가족 관계, 정치적 견해나 성향까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바일 기기를 뒤져 개인 정보나 사진, 지문까지 빼간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정화 작업도 러시아가 합병한 우크라이나 지역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러시아는 사람들에게 공포와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통제하에 두기 위해 강제 이주를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강제 이주를 통해 점령지의 합병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강제 이주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에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박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강제 이주는 사실무근"이라며 "러시아인들은 범죄자 정권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로 도피해오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네벤샤 대사는 "폴란드나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피란민에게 유사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정화' 작업은 러시아로 들어오는 이들에 대한 등록 절차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약 360명의 우크라인이 러시아로 유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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