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74% 줄이는 '다회용 택배상자'…경제성은 '과제'
1년 일회용 포장폐기물 200만톤…"라면상자 36억3000만개"
다회용 택배상자 성능, "일회용보다 우수" 응답 82.6%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사업 본격 추진
2022-09-14 14:39:32 2022-09-14 14:39:32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일회용 택배 포장폐기물 발생량이 한해 200만톤 규모로 버려지자, 환경당국이 ‘다회용 택배상자’의 상용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할 경우 일회용 택배상자보다 75%에 육박하는 온실가스를 덜 배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경제성과 회수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지목된다.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늘면서 일회용 수송포장재는 1년에 200만톤 규모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상에서 쓰는 라면상자 36억3000만개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CJ ENM·농협경제지주 등 유통기업 5개 회사와 한국컨테이너풀·신트로벨리 등 물류기업 3개 회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시범사업은 각 유통사의 배송망을 통해 택배상자를 회수해 다시 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물류기업은 택배상자를 세척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범사업 결과(1년 동안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해 분석)를 보면 다회용 택배상자는 환경성과 자원순환성에서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 번 배송할 때를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일회용 택배상자보다 다회용 택배상자가 74.49% 낮아졌다. 폐기물 발생량도 다회용 택배상자가 일회용 택배상자보다 99.3% 줄었다.
 
다회용 택배상자에 대한 사용자 경험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 356명 중 82.6%인 294명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일회용보다 보존, 보온, 보냉 등 성능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9%인 317명은 '폐기물 감량과 환경개선에 다회용 택배상자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경제성은 과제로 남는다. 신선식품, 당일배송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할 때 유통기업의 배송원가는 일회용 택배상자보다 169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4.8%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미반납을 예방하기 위해 보증금을 납부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33.7%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를 보관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물류비를 줄이려면 다회용 수송포장재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에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택배상자 제작, 세척과 집하시설 설치 등 초기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지난해부터 다회용으로 쓸 수 있는 커피전문점 컵과 음식점 배달용기 등의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회용 택배상자를 비롯한 유통포장 분야에서 일회용품 대체를 통해 폐기물을 감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택배상자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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