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열린소통공간에서 열린 2022년 다른미래 아카데미에 참석해 청년정치와 성평등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소속 서울시 의원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죄’에 대해 남성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이 제명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19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해당 시의원 발언에 대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면 죽일 수 있는가”라며 “여성 혐오 발언이 명확하고,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제명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민주당 소속의 이상훈 서울시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죄 가해자에 대해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을 서울 시민이었을 것”이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주 월요일에 군 입대를 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볼 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정말 부끄러워해야 한다. 시민을 대표하는 이가 시민의 얼굴에 왜 먹칠을 하는가”라며 “민주당이 여성 혐오라는 사회적 재난에 맞서는 정당이 맞다면 제명 처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제명 처리를 요구했다. 이어 “어떻게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 앞에 가해자를 더 걱정하고 두둔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가. 같은 당에 있다는 게 치욕”이라고까지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실 많은 여성들이 더 분노하고 좌절하는 건 정말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기 때문”이라며 “좋아하면 쫓아다닐 수 있다는 그릇된 남성 문화, 여성을 남성과 같은 위치에 놓지 않는 잘못된 차별 의식이 만든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해 10월2일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됐는데, 제가 알기로는 그 이후 2만2000건 넘게 신고가 들어왔다”며 “그런데 스토킹을 신고하고 재신고를 해도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는 비율은 3%가 채 안 됐다. 경찰이 이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 검찰의 대처가 이뤄지고 있느냐고 하면,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