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들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정당의 역대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신뢰를 가지는 인물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첫 손에 꼽았다. 18.9%가 YS를 지목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13.9%의 지지를 받아 2위에 올랐다. 10.5%의 지지를 얻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 뒤를 이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임기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위, 3수 도전에도 대통령에 오르지 못한 대세론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5위, 광복절 특사가 좌절되며 수감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위, 군부독재 전환기의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하위였다.
2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5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대 보수정당 대선후보 중 가장 신뢰할 만한 인물로 김영삼 전 대통령(18.9%), 윤석열 대통령(13.9%), 홍준표 대구시장(10.5%), 박근혜 전 대통령(7.6%),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6.5%), 이명박 전 대통령(5.3%), 노태우 전 대통령(4.0%) 순으로 지목했다. 이외 '잘 모르겠다' 12.1%, '없음' 21.1%로 집계됐다. 표를 던지지 않은 층이 33.2%나 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 대통령이 30%대 초반의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2위로 올라선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구속수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2년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듬해인 1993년 하나회 척결(3월), 역사바로세우기(5월), 공직자 재산 공개(6월), 금융실명제(8월) 등을 실시하며 80%가 넘는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한국갤럽 기준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추석이 있던 9월 직무수행 지지율 83%를 기록했다. 임기 말 외환위기를 불러왔고, 차남인 현철씨 문제로 곤욕을 치렀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함께 민주화를 이끌었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세대별 1~3위를 보면, 20대 김영삼 21.1% 대 홍준표 16.2% 대 이명박 11.9%, 30대 김영삼 27.7% 대 윤석열 10.8% 대 홍준표 9.8%, 40대 김영삼 20.7% 대 윤석열 12.0% 대 홍준표 8.8%, 50대 김영삼 19.2% 대 윤석열 15.2% 대 홍준표 12.5% 순이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연령별 중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60대 이상 윤석열 20.1% 대 박근혜 13.1% 대 김영삼 11.9%였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과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지역별 1~3위를 보면, 서울 김영삼 22.7% 대 윤석열 14.9% 대 이회창 7.4%, 경기·인천 김영삼 16.1% 대 윤석열 13.1% 대 홍준표 10.7%, 대전·충청·세종 김영삼 19.0% 대 윤석열 14.8% 대 홍준표 10.8%로,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김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1, 2위 구도를 이뤘다.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1위로 나타났다. 광주·전라 김영삼 20.5% 대 홍준표 12.4% 대 윤석열 4.4%로 조사됐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었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20%를 훌쩍 넘으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 김영삼 24.6% 대 윤석열 12.5% 대 홍준표 11.5%였다. 반면 보수진영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에서는 윤 대통령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대구·경북 윤석열 21.4% 대 김영삼 14.6% 대 박근혜 12.5%로 나타났다. 강원·제주에서도 윤석열 21.9% 대 홍준표 13.8% 대 박근혜 9.2%로, 윤 대통령이 1위를 기록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왼쪽),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는 김영삼 20.2% 대 윤석열 11.8% 대 홍준표 8.6%로, 김 전 대통령이 가장 앞섰다. 진보층에서는 김영삼 26.1% 대 홍준표 10.1% 대 이회창 5.2%였으며, 윤 대통령은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윤석열 26.3% 대 박근혜 14.8% 대 홍준표 12.5%로, 윤 대통령이 1위로 올라섰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윤석열 34.7% 대 박근혜 17.0% 대 홍준표 10.3%로, 윤 대통령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영삼 28.8% 대 홍준표 10.4% 대 이회창 5.7% 순으로, 진보층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은 3위권에 들지 못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3명이며, 응답률은 3.7%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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