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분쟁 장기화 조짐…"공급망 다변화 절실"
미·중 간 정치적·군사적 갈등 심화
미국, 반도체 지원법·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중국 압박 높여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 움직임
한은 "공급망 다변화, 균형 있는 통상 정책 추진 등 필요"
2022-09-25 12:00:00 2022-09-25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경제분쟁이 중장기적으로 심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가치사슬 상위 단계 공략, 균형 있는 통상 정책 추진 등이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최근 미·중 경제분쟁 주요 이슈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정치적·군사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 중국 경제 조치가 이어지면서 양국 간 관계가 악화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 칩(Chip) 4 동맹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중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강화함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했다.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내 공장에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증설 등 추가적인 투자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은 중국 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내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측은 이번 조치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 및 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판단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이 법은 지난 2017년 이후 확대된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제재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통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측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입법 등에 상응하는 경제 조치로 대응하는 가운데 반도체 내재화에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8월 미국은 배터리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입법화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핵심 광물 및 배터리 부품을 사용한 비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전기차(EV)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소재·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입법화한 조치들은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그 정도는 구체적인 시행 조치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대규모 생산공장(Fab)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규제로 미국산 첨단 장비의 중국 내 공장 반입이 어려워질 경우 미세공정 전환과 생산능력 확충에 차질이 우려된다.
 
또 자동차의 경우 국내 생산 전기차가 IRA의 신차 구입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에도 미·중간 갈등과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공급망 다변화, 국내 투자 여건 개선, 혁신 역량 강화 등을 도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최근 미·중 경제분쟁 주요 이슈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정치적·군사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 중국 경제 조치가 이어지면서 양국 간 관계가 악화하는 추세다. 사진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첫 화상 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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