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메모리 가격 하락에 고전하고 있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혔다.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 경기 변동에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의 성장이 '붕괴' 수준의 메모리 가격 하락을 상쇄해 줄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005930)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1분기(16.3%)보다 0.2%p 늘어난 16.5%를 기록했다. 매출은 55억8800만달러(약 7조9600억원)으로 직전 분기(53억2800만달러) 대비 4.9% 증가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성과는 기존 7·6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에서 5·4나노 공정으로 생산능력을 전환하고 수율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에 착수했다. GAA는 5나노 핀펫 공정 대비 전력은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은 16% 줄일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GAA 3나노 공정이 빠르면 연말부터 파운드리 사업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식에서 관계자들이 3나노 웨이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TSMC의 점유율은 전분기(53.6%) 대비 0.2%p 줄어든 53.4%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점유율 차이는 36.9%p로 1분기보다 0.4%p 감소했다. TSMC의 2분기 매출은 181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0%를 웃돌던 점유율 차이를 3년 만에 30%대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삼성전자의 성과가 TSMC와 유일하게 경쟁 중인 선단 공정에서 이뤄낸 부분이기에 보다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GAA 3나노 양산 공정을 통해 생산한 ASIC을 중국 팬세미(Pansemi)에 공급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세계최초로 3나노 양산 공정을 시작했으며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는데 이는 7나노대 이하 선단 공정에서 거둔 성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제고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성공한다면 양사 간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TSMC 외 업체들은 7나노 이하 공정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장 규모를 전망했을 때 양사의 선두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3~5위는 대만 UMC(7.2%), 미국 글로벌파운드리(5.9%), 중국 SMIC(5.6) 등의 순이었다. PSMC, VIS, Nexchip, Tower 등을 포함한 파운드리 업계 상위 10개 기업의 2분기 매출 총액은 331억9700만달러(약 4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파운드리업계는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2분기 6.2%, 3분기 11.8%, 4분기 8.3%의 성장률을 거둔데 이어 올해 1분기 성장률도 8.2%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15~20%, 최대 18% 각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시중은 메모리가 절대적으로 크고 파운드리 비중은 25% 내외에 그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성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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