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로 야당간사를 맡은 정경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국민검증단)의 김경한 중부대학교 교수에게 표절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김 교수 역시 표절을 했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논문 검증을 할 자격이 있냐고 질타했으나, 사실관계가 틀리면서 망신만 산 꼴이 됐다.
국민검증단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정 의원이 국민검증단에서 활동한 김 교수의 학위논문 표절률이 43%라는 폭로성 발언을 했다”며 “그런데 정 의원이 제시한 논문은 김 교수가 쓴 것이 아니라 김 교수와 동명이인이 쓴 논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논문을)멋대로 해석한 (국민검증단)검증위원 16명 중에 김 교수라는 분의 논문 표절률이 43%가 나왔다”면서 “이런 분이 다른 사람의 논문을 검증할 자격이 있느냐. 이런 것을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PPT를 통해 김 교수의 얼굴을 공개했고, 이 모습은 방송과 인터넷 중계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해당 중계를 보고 있던 김 교수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원으로 실려갔다.
김 교수는 강민정 민주당 의원 등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자신이 작성한 논문을 제시하며 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김 교수가 2006년 학국체육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으로 ‘코어프로그램이 유도선수들의 척추 안정성과 통증 호소 정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작성했다고 했으나, 김 교수는 해당 대학이 아닌 제3의 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를 취득했다.
이에 국민검증단은 “정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이라는 방패 뒤에서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살인행위”라며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의 활동을 폄훼하고, 국민검증단에서 활동한 교수의 손발을 묶어두겠다는 정치적 보복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당장 허위사실 유포를 사죄하고 국민검증단 활동에 대한 보복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정 의원은 이날 오후 6시경에서야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시인했다. 정 의원은 국감 도중 신상발언을 신청해 “제가 오전에 질의하면서 김 교수 관련 (발언을 했는데)동명이인이었다”면서 “(두 사람이 이름도 같고)전공까지 체육학으로 똑같아서 저희 의원실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김 교수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친 데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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