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모두 기각·각하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황정수)는 6일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헌 개정 의결 효력을 정지해달라면 낸 3차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현 비대위원 6명에 대한 직무정지를 요청한 4·5차 가처분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개정 당헌에 따른 9월 8일 전국위원회 의결에 대해 실체적 하자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쟁점이 된 당헌 96조 1항 개정은 적법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할 수 없다”며 “개정 당헌에 따른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에 법적 하자가 없다”고 봤다.
또한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이 당대표 직무대행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당헌개정안을 공고할 권한이 있었다”며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본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5일 비대위 성립 요건에 해당하는 비상상황을 '당 대표 등 사퇴 궐위',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그 밖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비대위 설치를 의결한 경우' 등 3가지 사례로 개정 명시했다.
이는 지난 8월 법원에서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할 정도로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당헌 개정에 하자가 있으므로 정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8월에는 재판부가 '비대위 전환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보고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에 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했지만, 이번에는 재판부가 국민의힘 당헌 개정이 선행됐다는 점에서 실체적 하자나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날 판결 직후 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집권 여당이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확립하고, 윤석열 정부를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며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적었다.
그는 “선례도 적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얽힌 정당에 관한 가처분 재판을 맡아오신 황정수 재판장님 이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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