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AI로 공정 분석…최적 수율 2시간 내 도출
자회사 SK어드밴스드 '프로판 탈수소'에 적용
엔지니어 데이터 업무 5시간→15분
2022-10-12 09:11:47 2022-10-12 09:11:4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SK가스가 AI(인공지능)으로 화학 공정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적 수율을 도출하는 기간을 기존 수십시간에서 1~2시간으로, 엔지니어의 데이터 분석을 5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한다.
 
SK가스(대표이사 윤병석)는 PDH(프로판 탈수소) 공정 분석과 수율을 예측하는 ‘화학공정 AI 분석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마치고 자회사인 SK어드밴스드에 적용했다고 12일 밝혔다. 화학공정에서 수율 예측,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스템을 AI 기반으로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SK가스는 AI를 활용해 PDH 공정 분석과 수율을 예측할 수 있는 ‘화학공정 AI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개발자인 신혜빈 SK가스 매니저가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경험과 엑셀 작업에 기반한 화학 공정 업무에 문제의식을 품고, AI 및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며 PDH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수율 예측 시뮬레이터(세계 최초 개발) △엔지니어 분석 툴 △XAI(설명가능한 AI, AI의 판단 근거를 인간이 이해하도록 제공하는 기술)를 활용한 이상 원인 분석 시스템 등 3가지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3가지를 종합한 ‘화학공정 AI 분석 시스템’은 공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공정 효율 최적화를 위한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SK가스는 이 시스템을 통해 PDH 공정에 대한 운전 이해도를 높여 운영 역량을 대폭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황에 따른 정교한 생산 계획을 수립해 운전 모드를 결정하며 이익을 증대하고, 공정상 최적의 촉매 교체 시기를 찾아내 촉매 교체에 따른 잠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도 대폭 혁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PDH 가격 스프레드에 따른 최적 운전 조건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별 예상 수율을 직접 엑셀로 수십시간 이상 시뮬레이션해야 했다. 수율 예측 시뮬 시스템에 접속하면 1~2시간 내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또 엔지니어 분석 툴의 경우 기존에 엑셀로 5시간 이상 걸리던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차례 클릭만으로 15분 이내에 처리하도록 해준다. XAI 역시 공정 문제 발생 시, 원래 수많은 가설 수립과 검증을 통해 찾아내던 문제 발생 인자를 실시간으로 단번에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통적 제조 기술인 화학공학과 4차산업의 핵심기술인 데이터 과학을 융합해 화학 산업을 4차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세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은 경험과 지식, 수기식 데이터 관리를 통해 화학 공정에 대응해왔으나, 앞으로는 화학 산업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미래 상황에 대한 최적의 판단으로 공정을 운영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SK가스의 디지털 전환(DX)과 데이터 사이언스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데이터 분석과 가공 능력을 갖춘 실무자를 육성하기 위한 CDS(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과정을 운영했다. 현업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 활용 지식을 업무에 적용해 일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과정으로 6개월이 걸렸다.
 
해당 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임직원은 추가로 9주간 서울대 머신러닝 전문가 과정까지 수료해 진정한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가 되도록 지원했다.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차원에서 산하 관계사들로 확산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SK가스는 ‘화학공정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공정 솔루션 신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판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기술인 만큼 국내외 PDH 공정에 솔루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특허 4건, 해외 특허 2건을 출원해 지적자산화를 마쳤으며, 추가적인 해외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어 지적재산권 판매도 가능하다.
 
SK가스 관계자는 “SK가스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Saving Money(금전 절약)’가 아니라 ‘Making Money(수익을 올리는)’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와 사업적 임팩트를 만들어 내고자 디지털 전환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융복합 인재 육성을 통해 에너지·화학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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