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기후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뉴스토마토>와 <토마토증권통>이 20일 개최한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올해 처음 론칭해 '기후위기와 자원전쟁 시대, 대체에너지 현황과 미래'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 업계 관계자들의 강연과 토론을 통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와 수소, 풍력, 태양광 등 미래에너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해법과 에너지 확보를 통한 우리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 제시됐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올해 유럽에서 일어난 극심한 가뭄과 폭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여름 폭염과 폭우,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사례를 들면서 "전문가들은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재해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거대한 재난의 사막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는 이미 일상이 됐다"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탈탄소가 바로 국가 경쟁력"이라며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기후 재앙에 앞서 경제 재앙을 마주할 것이라는 경고들이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2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에서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가 개회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본격적인 포럼의 첫 순서로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이 '기후변화와 에너지의 미래'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임춘택 원장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30년 후에는 석탄과 석유, 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제치고 1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실체의 문제, 과학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에너지 대전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므로 이념 싸움에서 벗어나 기술·시장 관련은 물론 제도·정책 측면에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탄소중립 정책, GDP 성장률 올리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1세션은 '기후변화와 자원전쟁의 시대'란 주제로 자원 무기화 움직임까지 보이는 에너지 확보 경쟁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이 이뤄졌다.
김영재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는 '기후변화 협약과 협약 이행의 쟁점들'이란 강연에서 "환경 문제와 관련해 개인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정부와 기업, 지역민들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이나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책이나 보상, 지원 필요를 공통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업계마다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수행하고, 국제 사회 일정에 따라 진정된 수정안을 지속해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호정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탄소중립을 향한 주요 선진국들의 실천 행보와 시사점'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탄소중립과 관련해 기후위기와 국가성장에 대한 복합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대응 정책을 주문했다. 탄소 국경조정제 등 기후위기에 대응한 경제와 산업적 글로벌 대응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시기에 국가의 생존을 위해 총체적인 정책 수립과 추진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과 미국의 탄소중립 정책은 경제와 무역전쟁으로 연결되는 '탄소전쟁'으로 EU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역내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면서 "우리나라 탄소중립 정책도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 팀장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 전략'이란 강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에너지 자립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전력 계통의 인프라, 거버넌스, 제도 정비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장단기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통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체계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해외 수소 시장 선점과 글로벌 녹색 광물의 공급망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제고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1세션 강연 이후에는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강연자 3명, 유상희 동의대학교 명예교수와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등 패널 2명이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이들은 기존 제도, 법과 정책, 기술, 사람들의 인식과 생활 양식으로는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고,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2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박호정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왼쪽)와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1세션 '기후변화와 자원전쟁의 시대'와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화석 에너지 인정 후 가치사슬 분석 따라 전환 필요"
2세션은 '재생에너지-새로운 전환과 생태계'란 주제로 미래에너지 확보를 위한 대비를 점검하는 내용의 강연이 이어졌다.
임동순 동의대학교 경제학전공 교수는 '탄소중립시대, 화석 에너지 변화의 물결'이란 강연에서 "화석에너지는 악당스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나쁠까라고 생각한다면 고용에 상당한 영향을 준것도 사실"이라면서 화석 에너지의 소비 감소가 대세인 상황에서 경쟁력과 조정 비용의 최소화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간 왜 많이썼는지를 생각한다면 에너지 밀도가 최고고, 가지고 다니기 편한 데다 조정이 편하고, 집에서 쓰기도 쉽다"며 "화석 에너지가 에너지의 원료원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순조롭게 차근차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가치사슬 분석에 의거한 에너지 전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에서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임동순 동의대학교 경제학전공 교수기 '탄소중립시대, 화석에너지 변화의 물결'이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우종률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융합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주요 이슈와 과제'란 강연헤서 재생에너지 사례를 소개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를 짚었다.
이에 대해 "재생에너지는 라이징 스타지만, 상당한 위기를 겪고 있고 어려움도 겪고 있다"며 "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제도,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하면 사업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사업에 들어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형태의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탄소포집 저장(CCS), 에너지자원의 탄소중립 한계 극복'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단계에서 현실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CCUS 발전 전략 수립과 사업 추진 기반 조성을 위해 단일법 체계가 필요하다"며 "CCUS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CCUS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인센티브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계, 미래에너지 위한 태양광·원자력 사업 주력
3세션은 '기후변화시대, 에너지의 신산업화·성장동력화'란 주제로 우리 기업이 미래에너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민과 이에 대한 준비 상황이 공유됐다.
김종필
LG화학(051910) 지속가능전략팀 팀장은 '미래세대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에너지기후 지속가능전략'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화학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전 세계 모든 사업장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을 소개했다.
LG화학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톤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손수민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 프로는 '탈탄소 에너지 태양광, 그룹의 미래를 바꾼다'란 강연에서 "오는 2026년 6월에는 30% 정도 효율을 가진 태양광 셀과 모듈을 시장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의 태양광 효율은 2016년 17%에서 현재 23% 정도로 올랐다. 여기에는 '퀀텀'이라고 불리는 '퍼크셀' 기술 발전이 함께했다. 이는 셀을 이미 통과한 빛을 다시 내부로 반사해 추가로 셀 효율을 얻도록 하는 방식이다.
강성진
현대건설(000720) 원자력SMR사업팀 팀장은 '차세대 원전에서 딜레마 극복의 열쇠를 찾다'란 주제의 강연에서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무탄소 요건에 부합하고, 혁신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MR은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MW) 이하 소형모듈화 원전을 통칭하며, 대형 원전과 비교해 초기 투자 비용 규모가 낮으면서 작은 부지 면적이 소요되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진행해 온 원자력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압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인 'SMR-160'을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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