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법무부가 민주화운동가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장 선생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를 포기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13일 법원은 국가가 장 선생 유족에게 7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장 선생은 1973년부터 유신헌법 개정을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다 1974년 1월 13일경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의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장 선생은 그해 12월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이듬해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돼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2010년 12월 대법원은 긴급조치 1호를 위헌·무효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심을 맡은 법원이 2013년 2월에야 장 선생에 대한 무죄를 선고했고, 그해 9월 장 선생의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장 선생 유족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사건을 맡은 1·2심 재판부는 “긴급조치 발령이 헌법과 법령에 위반되더라도 정치적 책임만 지고, 이에 따른 개별 수사·재판·형의 집행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정의 관념에 반하고 부당하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긴급조치 제1호 관련 첫 국가배상 항소심 판결에 대한 이번 상고 포기 결정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와 함께 9년 이상 진행된 소송으로 인한 유족의 고통, 신속한 피해 회복의 중요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광복회장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장준하 선생 유족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선고 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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