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값 급등·충전소 부족 '갈 길 먼 수소차'…"상용차 중심으로 가야"
수소충전소 목표치 310기→250기로 축소
수소 가격 목표 6000원이었지만 현실은 8497원
전기차 누적 29만8633대, 수소차의 10배 넘어서
수소 해결 과제 산적…"상용차 중심으로 정책 가져가야"
2022-11-09 06:00:00 2022-11-09 11:40:52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수소경제의 핵심축인 수소차와 관련한 인프라가 정부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 보급이 전기차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수소차 시장의 성장이 지지부진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수소차 분야의 방향타는 승용차보다 상용차 중심으로 주력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8633대로 '수소차의 10배'를 넘어섰다.
 
정부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보면 수소차는 수소경제를 이끄는 핵심로 지목돼 있다. 특히 올해까지 수소차 보급은 총 8만1000대를 목표치로 잡은 바 있다.
 
이 중 수소차 수출은 1만4000대, 내수 6만7000대였다. 같은 기간 수소충전소도 310개(충전기 310기)로 확대하겠다고 플랜을 짜왔다.
 
하지만 수소차 보급률을 보면 정부 목표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지난 2018년 893대, 2019년 5083대 였던 수소차는 2022년 8월 기준으로 2만5570대에 머물러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8633대로 '수소차의 10배'를 넘어섰다. 사진은 전주평화 버스 수소충전소 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8633대로 수소차의 10배를 넘어섰다.
 
수소차 충전소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환경부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보면 이달 8일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수소충전소는 총 126곳, 운영되는 충전기는 154기에 그치고 있다. 지역별 중 전라남도에는 수소충전소가 4개소, 경상북도는 3개소에 불과하다.
 
연구용 수소충전소 등을 포함하면 전국 207기의 충전기가 운영 중이나 이 마저도 로드맵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소차와 함께 무공해차로 분류되는 전기차의 경우는 서울에만 3만345개소의 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주민 반대나 자재 수급 불안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지연됐다. 이에 목표를 올해까지 수소충전소 250기를 짓는 것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년 수소충전소의 설치 예산도 올해보다 3.8% 줄인 1895억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수소 충전 가격의 목표치는 여전히 요원한 게 현실이다.
 
정부의 로드맵에서는 수소 충전 가격을 2022년까지 kg당 6000원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추출수소 대규모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액화·액상수소 기술개발을 통한 저장 효율 제고 등 수소충전소의 충전 가격을 안정화가 주된 핵심이었다.
 
수소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일 기준 전국 충전소의 수소 평균 가격은 kg당 8497원이다. 로드맵을 발표할 당시 수소 충전 요금이 kg당 8000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사이 수소 가격 안정화는 공염불인 셈이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개질수소 △부생수소 △수전해수소 등으로 나뉜다. 현재 수소 생산의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에 고온·고압 증기를 주입하는 개질수소 방식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최근 기후운동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화석 연료로 생산하는 수소의 생산 원가가 1년 사이 kg당 1300~4000원 수준에서 7800~1만6000원까지 급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격은 보조금 지급 등으로 통제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게 아니고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소 가격도 높아졌다. 다만 (로드맵에서 제시한) 가격 목표치를 수정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소 정책의 방향타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소 정책이 로드맵 대로 된 게 거의 없다"며 "수소는 생산과 이동, 저장 등 모든 과정에서 해결 과제가 많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활성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승용차는 전기차 등 대체할 수 있는 게 많지만 상용차에서는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 정책을 가져가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트럭 등을 전기차로 만들기 위해서는 배터리 무게 등에 따른 상용화 문제가 걸림돌이나 수소차는 배터리가 필요 없어 상용차 분야에서 적합하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차고지를 중심으로 충전소를 만드는 식으로 상용 모델을 중심으로 정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8633대로 '수소차의 10배'를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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