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8세대 낸드 플래시 반도체 양산을 선언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적층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차세대 V낸드의 양산을 발표한 것은 2019년 6월 6세대 발표 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7세대 V낸드의 경우 별도 발표 없이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양산을 시작한 1Tb TLC 8세대 V낸드는 업계 최고 수준 비트 밀도의 고용량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보다 크게 향상됐다. 해당 제품은 최대 2.4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이는 7세대 V낸드 대비 약 1.2배 향상된 속도다.
삼성전자의 '1Tb TLC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8세대 낸드는 236단으로 추정된다. 236단 낸드 대량 생산에 성공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업은 삼성이 유일한 셈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232단 낸드를 양산 중이고 SK하이닉스는 238단 개발에 성공했으나 양산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싱글 스택으로 128단을 쌓아 이미 업계 최고 기술을 확보한 상황으로 단수 자체가 아니고 효율성과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를 고민해왔다"며 "원가 경쟁력에 있어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업계 내 낸드 쌓기 경쟁은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4단 3D 낸드를 양산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32단 48단 64단을 거쳐
SK하이닉스(000660)가 2019년 6월 업계 최초로 128단 낸드 양산을 선언하면서 100단 시대가 열린 바 있다. 이후 2020년 마이크론이 2020년 11월 176단 낸드에 먼저 도달한 바 있다.
100단 이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개발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싱글스택' 방식과 '더블스택' 방식의 기술 개발 방향성이다. 삼성전자는 싱글 스택에서 독보적 기업이었으나 7세대 낸드부터는 '더블 스택'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128단까지 쌓을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단순 계산 시에도 경쟁사 대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더블 스택 노선 전환이 점유율 감소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자구책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0%로 전분기보다 2.3%p 하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였던 솔리다임을 인수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19.9%로 전분기 대비 1.9% 상승했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 담당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38단 경우 지난 8월에 FMS 통해 개발 완료를 발표했고 고객 샘플은 2023년 초부터 제공할 예정"이라며 "업계에서 더블스택 및 PUC를 가장 먼저 적용한 노하우를 감안할 때 양산은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중반부터 양산을 시작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기술 방향성이 '더블 스택'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적층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시장은 D램과 달리 5~6개 기업이 경쟁중인 시장"이라며 "적층 경쟁은 마케팅 측면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업체들의 의도"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이 200단 낸드 기술을 개발한 가운데 YMTC가 이 기술 경쟁에 동참함으로써 주요 기업간 기술 개발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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