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MBC 광고 탄압…김상훈 비대위원 사퇴하라"
국민의힘 비대위서 "삼성 등 광고 중단은 의무" 발언
2022-11-17 17:47:04 2022-11-17 17:47:0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민의힘 김상훈 비상대책위원이 MBC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란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한국기자협회가 사과와 함께 사퇴를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17일 성명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국세청 추징금 520억원 부과에 이어 이번엔 광고 탄압"이라며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차마 믿기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은 '윤 정부는 광복절에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사면을 단행했는데, MBC의 각종 프로그램은 대기업 광고로 도배되고 막대한 수익을 보고 있다. MBC 광고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한 분들은 삼성 등이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하고 있다'며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MBC에 광고하지 말라는 압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74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이 정권의 압력으로 기업 광고가 실리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마치 역사의 시계가 48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당시 정권의 서슬에 해당 언론사는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민은 동아일보 기자들을 지지하는 의견 쪽광고로 백지 광고면을 채워 나갔다. 권력의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 탄압은 훗날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자협회는 "이번 사태는 단지 MBC에 대한 광고 탄압만이 아니다"라면서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어느 언론사든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와 여당이 집요하게 MBC를 압박하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윤석열 세력에 비판적인 MBC 사장 교체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MBC에 대해 '불공정 보도' 프레임을 씌워 공영방송 MBC부터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직격했다.
 
이어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의 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당장 비대위원을 사퇴하라. 그리고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석(왼쪽 세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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