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IT 수요가 줄면서 판가 하락과 재고 증가라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 침제는 3·4분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까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총매출액은 181억9000만달러(약 24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보다 28.9% 감소한 수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일 분기에 이같은 매출 감소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별로 보면 업계 1위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매출은 74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33.5%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43.5%에서 40.7%로 2.8%p 하락했다. 2위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25.2% 감소한 52억4200만달러로 집계됐다. 3위 마이크론의 매출 역시 전분기보다 23.3% 하락한 48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 4~6위 마이크론, 난야, 윈본드, PSMC 등도 줄줄이 매출이 30% 이상 빠졌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IT기기 수요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감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의 실적도 악화된 상황"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고정은 내년 중반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 부터는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이같은 분위기는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8.7% 감소한 수치다. 지난 3분기(10조8000억원)보다도 21.2%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 적자전환이 전망된다.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메모리가 전체 사업(매출 기준) 비중에서 95.8%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4분기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1분기에도 6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버 고객의 반도체 재고 조정 강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고 노트북과 스마트폰 성수기 효과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고객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이 당초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마지막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한 시점은 지난 2012년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22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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