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64.6%는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한 데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감한다"는 의견은 31.6%에 불과했다. 윤석열정부 기반인 영남에서도 절반 이상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2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6%가 MBC 관련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31.6%는 "공감한다"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3.8%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국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MBC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이후인 18일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가짜뉴스'는 지난 9월 미국 순방 과정에서 있었던 자신의 비속어 발언을 MBC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는 자막을 입혀 보도한 것을 지칭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해당 보도로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비속어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라고 해명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MBC의 '자막조작'으로 규정, 왜곡·편향 보도를 문제 삼았고 양측은 불편한 대립을 이어왔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70% 이상이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대 '공감한다' 26.0% 대 '공감 못해' 69.3%, 30대 '공감한다' 29.8% 대 '공감 못해' 67.7%, 40대 '공감한다' 21.2% 대 '공감 못해' 76.4%, 50대 '공감한다' 27.0% 대 '공감 못해' 70.1%로 조사됐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공감한다' 44.8% 대 '공감 못해' 49.8%로, 오차범위 안에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앞섰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정부 지지 기반이자 보수의 심장부인 영남에서도 절반 이상이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구·경북 '공감한다' 39.8% 대 '공감 못해' 52.8%, 부산·울산·경남 '공감한다' 39.2% 대 '공감 못해' 54.0%로 나왔다. 이외 서울 '공감한다' 36.0% 대 '공감 못해' 60.8%, 경기·인천 '공감한다' 28.0% 대 '공감 못해' 69.3%, 대전·충청·세종 '공감한다' 31.9% 대 '공감 못해' 64.8%, 강원·제주 '공감한다' 30.2% 대 '공감 못해' 67.6%였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에서는 '공감한다' 14.9% 대 '공감 못해' 83.7%로, 80% 이상이 윤 대통령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 '공감한다' 27.2% 대 '공감 못해' 67.2%였으며, 진보층에서는 '공감한다' 7.5% 대 '공감 못해' 90.9%로 압도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공감한다' 64.5% 대 '공감 못해' 31.2%로, "공감한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앞섰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공감한다' 87.1% 대 '공감 못해' 8.3%, 민주당 지지층 '공감한다' 1.8% 대 '공감 못해' 96.8%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공감대가 확연히 달랐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73명이며, 응답률은 4.4%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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