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사진=직방)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무주택자 또는 실수요 위주로 주택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무주택자는 분양 시장 청약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내집마련을 위한 수요층을 위해 이같이 제언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혹한기에 비견될 정도로 극심한 냉각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주택 시장 거래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면서, 집값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 경기 둔화 우려, 집값 고점 인식으로 주택 시장이 최근 1년 만에 큰 경기 변동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 2~3년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같은 젊은층은 패닉 바잉(공황 매수), 영끌, 빚투, 갭 투자 등 부동산 열풍에 중심에 선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 소득으로 기성세대를 따라잡지 못하니 주식, 코인, 부동산 등 돈이 되는 투자 자산 위주로 열풍이 일고 공격적인 재테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시장은 이들에게 상당한 당혹감과 고통을 안겨주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시장을 전반적인 침체기로 진단했다. 함 랩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은 정부의 실거래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며 "올해 9월 기준 월평균 총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6422건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가장 적게 거래됐다. 이는 과거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2년 6만1285가구 대비 24% 저조한 수치이며, 매매·전세가 하락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함영진 랩장은 내년 부동산 시장을 가늠하는 데 있어 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기준금리, 경제 성장률, 정부 정책 등을 눈여겨 봐야한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상단을 확인하는 것이 내년 부동산 시장 국면 해석에 있어 중요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의 위축된 매수심리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여신 축소는 가계 이자 부담 및 채무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위험 선호 약화, 구매 수요 위축, 자산 가격 하락의 사이클로 작용하고, 거래량 감소 우려에 낮은 집값 조정과 거래 냉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내년 역대급 하락장이 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쉽게 예단할 수는 없지만 시장 급락의 전조인 미분양 수치와 주담대 연체율 등이 지난 2008년 또는 2012년보다는 낮은 편이여서 관련 수치 향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어려운 시기지만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층을 위한 제언도 내놨다. 그는 "급할 것은 없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경기 위축 가능성이 큰 편이라 주택 구입 시기의 적절성보다는, 주택 가격 대비 자기자금 비율 및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여신(대출) 비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유주택자보다는 무주택자 또는 실수요 위주로 주택 시장에 접근해야한다"며 "무주택자는 분양 시장 청약이 유효할 전망이다. 다만 시중의 급매물 및 경매 등과 비교해 가성비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함 랩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프롭테크(Proptech)'와 관련한 기업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법 등을 활용해 시세, 감정평가, 중개, 설계, 인테리어, 공정 관리, 물류, 금융 상품, 정책 발굴까지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과 부동산이 접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과 기술이 만나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하고 공간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프롭테크라고 생각한다"며 "거짓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수요자들이 균형을 잃지 않고 제대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는 것이 프롭테크 기업들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함 랩장은 부동산 투자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의 다양한 데이터와 통계 지표 등을 통해 자산 시장의 경기 변동과 다양한 데이터 이면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라며 "이는 부동산 시장에 경기 변동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리고, 이들이 채무 불이행으로 개인 신용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채널이나 플랫폼을 통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건전한 투자 개념과 경제관 등을 안내하고, 장기적으로 안전히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길잡이로 일조했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프로필
△서울시 주택시장 전문가 자문위원 △LH 부동산 시장동향 상시 진단 자문위원 △국무조정실 주최 간담회 부동산전문가 자문 △기획재정부 부동산정책팀 주최 간담회 부동산전문가 자문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주최 간담회 부동산전문가 자문 △전(前)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전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위원회 위원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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