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생 외치더니 본회의 합의 '불발'…코너 몰린 '협상파' 주호영
국정조사 합의 이끈 주호영…여야 극한 대치에 '리더십 상처' 불가피
2022-12-01 17:27:13 2022-12-01 20:40:52
주호영(사진 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각각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일 또다시 결렬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 전까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의 관건은 역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었다. 국회의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주 원내대표는 "오늘 의사일정과 관련해서 상정할 안건이 없고 의사일정도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만약 본회의를 열면 가장 중요한 현안인 예산안 처리의 법정 기한을 지킬 수 없고 (처리가) 날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본회의 개의에 반대했다.
 
주 원내대표는 "내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데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에 이런 정쟁적 안건으로 본회의를 열면 과잉될 수밖에 없다"며 "오늘은 최대한 예산에 관한 의견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1일 본회의 일정은 정기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도 합의했고 의장도 공지한 사항"이라며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게 아니라 합의된 의사일정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국민의힘이 끝내 안 들어오더라도 의장이 단독으로 개의해달라는 요청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단독 처리를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했던 본회의가 열리지 않자 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에게)국민의힘이 아무리 법안심사를 기피·불참한다고 해도 의장이 결심하면 개의할 수 있을뿐더러, 여야 합의된 일정을 반복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국회 운영의 나쁜 선례가 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직후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오는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의 해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소추안까지 발의하겠다고 재차 압박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에 대한 법률적 검토까지 모두 마쳤다.
 
그러자 '협상파'인 주 원내대표는 궁지에 몰렸다. 현실론을 내세운 그는 친윤계 반발을 무릅쓰고 국정조사 합의를 당론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애초 국민의힘은 '선 조사 후 국조'를 내세우며 국정조사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국정조사에 불참할 시 '국민여론 역풍'에 직면하며, 국정조사가 야당 독무대로 전락하게 돼 정부 엄호를 못 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당 설득의 이유가 됐다. 여기에다 국정조사 참여 시 예산안 처리를 받고, 조사 대상도 대통령실 전반에서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제한하는 성과를 냈다. 기간도 45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지속해서 민주당을 설득하려 애썼지만,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낸 민주당은 강경한 뜻을 꺾지 않았다. 여야 모두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발이 묶이며, 시급한 예산안 처리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계의 강경 기류에 국정조사 보이콧 검토로 선회했다.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내상을 입은 셈이다. 

민주당의 의장실 항의방문 후 김 의장을 만난 주 원내대표는 "의장께서 '오늘내일 원래 본회의가 잡혀있고 민주당에서 강하게 회의개최를 요구하고 있으니 민주당과 회의 개최 여부를 조속히 합의해오라'는 강한 요청 받았다"면서도 "반복되는 말이지만 오늘 처리할 안건이 없고 여야 간 의사일정 자체가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회의 열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청 드렸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개의할 때 12월1일과 2일 본회의는 이미 합의된 사안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것이지 구체적 안건 합의는 별도 문제"라며 답했다. '이날 본회의가 안 열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의장은 계속 합의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저희들은 '열기 어렵다. 내일까지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이라 예산에 집중하고 불신임 안건 보고를 위한 회의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