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023년 조선업계에 '사명 변경' 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가 무산됐거나 추진하는 기업들은 각자 미래 전략을 반영할 새 이름을 찾고 있거나 사명 변경 가능성을 품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은 11월7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임직원 대상으로 새 사명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 대상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 내 조선3사 구성원이 포함됐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019년 6월 출범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액화천연가스(LNG)선 독과점을 우려한 유럽연합 반대로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돼 이름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번 공모전은 정기선 대표가 연초 발표한 신사업 비전을 반영할 새 이름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1월 미국 CES에서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Future Builder)가 되어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은 사명 변경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사명변경 관련 정해진 바는 없고 의견 수렴 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명 변경 공모가 대우조선 인수 무산 이후 처음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3년 CES에도 참가해 자율운항과 친환경 에너지 선박 기술을 포함한 미래 조선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대우조선 실사를 마친 한화도 내년 상반기 인수를 마치고 조선사 이름에서 대우를 떼어낼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화는 2015년 인수한 삼성탈레스를 한화탈레스로 바꾼 뒤 2016년 다시 한화시스템으로 변경했다. 같은해 한화에 인수된 삼성종합화학도 한화종합화학을 거쳐 2021년 9월 한화임팩트로 바뀌었다. 기술 혁신으로 인류와 지구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 때문에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추구하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이름을 바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는 지난 9월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며 방위산업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특히 잠수함에 적용될 첨단 기술을 상선에 응용하는 등 연구개발(R&D)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이달 중순 본계약에 이어 기업결합에 대한 국내외 인허가 취득, 유상증자 등으로 2023년 상반기 인수를 마칠 예정이다.
한화 측은 대우조선 사명 변경에 대해 "아직은 논의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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