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정부가 성탄절 전후로 진행될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선별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사면 대상자 명단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으로 풀려난다면 14년여 남은 형기와 지금까지 내지 않은 82억원 상당의 벌금 납부 의무는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8·15 광복절 특사 때와 달리 정부가 이번에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에 대한 사면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복절 특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로 경제인들이 사면되고 정치인들은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특히 광복절 특사 때 사면이 유력시 됐던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이번 특사 대상자 명단에 다시금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은데 이어 지난 9월에도 연장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2020년 10월 말 대법원은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중 지금까지 2년7개월 정도의 수형생활을 했다. 보석 신청, 보석 취소, 재항고 등으로 수감, 석방, 재수감을 반복하며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9월에는 논현동 사저를 공매 처분한 돈으로 57억8000만원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다. 형기나 벌금은 사면 시 모두 사라지지만 추징금은 사면과 상관없이 모두 완납해야 한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상가, 은평구 진관동 아파트 등에 대한 행정소송과 또 다른 차명 부동산인 부천시 공장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국가소송 등이 진행 중이다.
이번 신년특사 규모는 8·15 광복절 특사 때(1693명) 보다 2~3배가량 많을 것으로 점쳐지는데, 만일 이 전 대통령까지 대상자에 포함된다면 지금까지 구속된 전직 대통령 4명 모두가 사면으로 풀려나는 셈이다.
김 전 지사의 경우 만기 출소가 머지않아 사면보다는 복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포털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7월 징역 2년을 확정 받았다. 김 전 지사의 형기 만료일은 내년 5월 4일이다. 복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전 지사는 2028년 5월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징역 2년6개월,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징역 3년,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 등이 사면·복권 대상자로 거론된다.
박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에 금호석화 대표로 복귀하려 했지만 법무부의 취업 승인 거부로 경영 복귀가 불발됐다. 이중근 회장과 이호진 전 회장도 취업이 제한돼 기업 경영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최근 대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사면·복권 대상자 규모를 선별하기 위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에서 건네준 자료를 토대로 법무부는 다음주 중 윤 대통령에게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에 대한 첫 보고를 진행한 뒤 오는 20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사면 대상자를 심사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20년 1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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