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원안 대비 5688억 원가량 삭감된 채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본예산과 관련해 서울시의회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의회 예산 심사에서 삭감 사유도 불분명한 채로 서울시교육청 예산 5688억 원이 깎였다"며 "이에 따라 58개 사업은 예산서에서 사라지게 됐고 30개 사업은 기준도 없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6일 본회의를 열고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12조8915억 원에서 5688억 원 삭감된 12조3227억 원 규모의 '2023년도 서울시교육청 본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앞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줄어들었으나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별다른 조정 없이 해당 안을 본회의에 제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가능성 등의 불안정하고 변동성 있는 환경을 고려해 12조8915억 원이라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나섰으나 서울시의회의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인해 중점 사업 모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우선 학교기본운영비 예산 1829억 원이 깎여 서울에 있는 1281개 학교가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학교기본운영비는 학교의 기본 살림살이를 위한 경비로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요금과 물가 상승분 824억 원 등을 포함해 편성했으나 삭감됐다. 또한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운영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동일한 인상 항목을 적용했지만 공립학교만 깎이면서 공·사립학교 운영비의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시의회가 삭감한 예산에는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주력 사업 예산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자칠판 설치 확대 예산 1509억 원,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형 교수 학습 지원 사업(디벗) 예산 923억 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예산 165억 원, 공영형 사립유치원 지원 사업(더불어키움) 예산 2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서울시교육청은 "디지털 교과서 보급과 인공지능(AI) 튜터 활용은 교육부의 국정과제인데 이와 연관된 전자칠판 사업과 디벗 사업 예산이 사라져 미래를 대비하는 서울 교육의 발걸음이 더뎌졌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학교 밖 청소년들의 교육 참여 수당 예산 8억5000만 원, 학생 인권·노동 인권·성 인권 교육 예산 7억5000만 원, 생명 존중(자살 예방 교육) 예산 2억 원, 학교 석면 관리 사업비 7억5000만 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예산 63억 원, 생태 전환 교육 예산 27억4000만 원 등의 삭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내년도 예산은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하고 기초·기본학력 보장 등 교육의 책임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소중한 씨앗이었다"면서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보여준 서울 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학부모와 시민들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교육청이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5688억 원가량 삭감된 채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본예산안을 두고 우려를 표명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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