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증시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국내증시도 테마주 위주의 빠른 순환매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주도주가 사라지자 정책 이슈나 개별 종목의 이슈에 따라 수급이 쏠리면서 테마주들의 순환매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테마주들의 경우 쏠린 수급이 빠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46조1188억원으로 올해 1월 초 71조7328억원 대비 달했던 투자자예탁금은 35.71% 급감했다. 지난 15일에는 예탁금이 45조2138억원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대금 역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1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8977억원으로 올해 1월(11조2827억원) 대비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높은 수준의 금리와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꺾인 모습이다.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를 찾지 못하고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면서 정책 이슈나 개별 종목 이슈에 따른 테마주들이 손바뀜도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사료주와 에너지 업종이 테마주들이 시장을 끌고 갔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태풍·리튬·빈 살만과 네옴시티·월드컵·재벌집 막내아들·중국 한한령 해제와 리오프닝 등 빠르게 테마주들이 변경되고 있다.
올해 9월 태풍 한남노 북상으로 처음 상한가를 기록했던
하이드로리튬(101670)(전 코리아에스이)은 10월에는 리튬가격 급등에 따른 리튬수혜주로 분류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8월 말 2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달 장중 3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15배 넘게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리튬 테마에 급등한
어반리튬(073570)(전 WI)의 주가 역시 8월말 4000원 수준에서 11월 2만425원까지 오르며 5배 넘는 급등을 보였다.
11월 이후로는 테마주들의 손바뀜이 더욱 빨라졌다. 한달 새 네옴시티와 카타르 월드컵,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한령 해제와 중국 리오프닝 등 여러 테마주들이 시장을 흔들었다. 더불어 개별 종목의 무상증자 이슈나 거래소의 상장폐지 요건 완화 등에 따른 단기 이슈들도 난립했다.
다만, 이런 테마주들의 강세가 실제 수혜 가능성보단 단순 기대감에 의한 주가상승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수혜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주가가 빠르게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무증 이슈로 3배 넘게 급등했던
피코그램(376180)의 경우 최근 한달간 주가가 40.90%급락했으며, 전일 종가는 6770원으로 지난달 고점(2만3500원) 대비 71.19% 급락했다. 2차전지와 희토류 개발 이슈로 금등세를 보였던
미래나노텍(095500)과
골든센츄리(900280) 역시 지난달 고점 대비 주가가 각각 35.41%, 46.75%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매매에 있어 무조건 적인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테마주 추종매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테마주들의 경우 실질적 수혜 기대감보다 막연한 기대심리에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벤트가 끝나면 대부분의 주가는 되돌림 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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