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의 예산 지원 근거가 되던 조례안이 결국 폐지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조례 폐지가 마을공동체 사업을 완전히 폐지하려는 명분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사업의 효율성과 자치구별 특성에 맞도록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안'이 재석 의원 95명 중 찬성 65명, 반대 28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 10월27일 박상혁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조례안 폐지를 대표발의했고, 국힘 의원 29명이 찬성하며 입법예고 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 폐지 투표에 앞서 여야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조례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힌 송재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노원6)은 "지난 10대 의회에서 마을공동체 사업과 중간지원 조직인 서마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으나 이는 단점을 보완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것이지 사업을 중단하자는 건 아니었다"며 "방식과 내용,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아예 지원 근거마저 없애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시민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자치구마다 있던 마을센터는 25개구에서 내년에는 5개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시의 사업 중단은 자치구 마을 사업 중단으로 이어질 것"며 "사업 종료를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으며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사업은 정당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선택할 문제가 아니므로 지원 조례 폐지만은 막아줄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찬성 토론에 나선 구미경 국민의힘 의원(성동2)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마을'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에 비추어 자치구 단위에서 시행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민공동체 회복을 위한 마중물 차원에서 서울시에서 지난 10년간 예산을 계속해서 지원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특정 단체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과 논란이 반복됐으며 사업의 비효율성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수탁기관 선정 부적정,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한 예산 편성 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돼 시정과 주의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며 "본 폐지 조례안은 마을공동체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각 자치구의 특성이 반영되고 실정에 맞도록 자치구 주도의 마을사업으로 전환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박원순 전임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주민 자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 지원 조례가 만들어졌다. 2021년 기준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등 2012년 이후 10년간 2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 혜택이 집중되고 인건비로 과다한 지출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위탁·보조금 지원 사업을 바로잡는 내용의 '서울시 바로 세우기' 추진을 발표하면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대표적인 방만 운영 사례로 꼽았다.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마을공동체 사업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서마종)에는 지난 10년간 민간위탁금으로 투입된 예산이 391억원이다. 이 중 센터 인력 운영을 위한 인건비는 49.7%을 차지하는 194억원이다. 사업비 내에서도 인건비성 경비로 약 15%에 해당하는 59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 조례 출범 이후 위탁 운영 기관은 9년 동안 서마종이 맡았지만 지난해 조계사로 바뀌었는데, 서울시는 계약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정하면서 내년부터 위탁운영 형태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종료된다.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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