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지난해 8월 시작된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골프접대 의혹'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김선규)는 이 재판관 수사를 연초 마무리하고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며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 과정에서 기존 진술과 다른 부분이 나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2021년 10월 사업가 A씨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A씨는 당시 본인이 이 재판관에게 자신의 부인과 진행하던 이혼 소송 관련 문제에 대해 묻자 이 재판관이 '가정법원의 부장판사를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후 본인의 사건을 수임한 이모 변호사를 통해 이 재판관 측에 골프의류와 5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한다.
이 재판관은 그동안 골프와 식사 자리는 인정하면서도 재판 관련 대화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부인했고, 같은 내용의 서면 진술서도 제출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이 재판관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공수처는 이 재판관이 골프 모임을 가진 골프장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씨, 제보자 등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했다.
다만 공수처가 이 재판관의 혐의를 밝혀내더라도 이 재판관을 직접 기소하지 못하고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해야 한다. 헌법재판관은 공수처의 공소제기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국회의원, 대통령 등에 대해선 수사는 가능하지만 기소할 순 없다.
공수처가 헌법재판관과 헌법재판소장을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긴 했지만, 법안이 처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새롭게 조사를 시작한 사건들도 있다. 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건과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한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사건 등이다.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피의사실공표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한 장관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1부(부장검사 김명석)에 배당했다.
한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전 필요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한 장관은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며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라는 노 의원 목소리와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춘천촛불행동이 업무상배임, 특정범죄가중법상 국고손실,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김 지사를 고발한 사건은 수사3부(부장 김선규)에 배당했다.
이들은 김 지사가 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강원중도개발공사에 회생 신청을 하면서 강원도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7일 김 지사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골프접대 논란'에 연루된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지난해 8월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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