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원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성범죄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약 834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24일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안 전 지사가 8347만2044원, 충청남도는 안 전 지사와 공동으로 이 가운데 5347만2044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과 이후 벌이진 2차 가해 책임을 모두 인정한 겁니다. 안 전 지사와 김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았습니다.
"불법행위로 PTSD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
재판부는 "관련 형사 사건 결과와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김씨가 주장하는 2차 가해 가운데 안 전 지사의 전 부인이 형사 사건 기록에 포함된 진단서, 진료기록을 유출하고 비방글을 작성하는 데 (안 전 지사가)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신체 감정에 의하면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충남도청의 일부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2차 가해를 제외한 안 전 지사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국가배상법상 김씨가 성범죄에 노출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한 충남도청까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 겁니다.
피해자 측 '일부 승소'에도 "배상 액수 아쉬워"
김씨의 소송대리인인 박원경 변호사는 선고 직후 "치열하게 다툰 부분 인정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배상 액수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판결문을 받아보고 당사자와 상의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과 2차 가해로 PTSD를 겪었다며 위자료와 치료비 등 총 3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지난 2020년 7월 제기했습니다. 김씨는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충청남도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가 PTSD를 입증하기 위한 신체감정을 받는 데 시간이 소요됐고, 재판은 2021년 9월 이후 2년간 멈췄습니다. 재판은 김씨의 감정결과를 회신받고 지난해 7월부터 재개됐습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당시 수행비서였던 김씨에게 성폭행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을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으며,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습니다.
여성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해 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2022년 8월4일 오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3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만기출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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