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수처의 손준성 압수수색 적법 판단, 다시 심리"
"압수수색 처분 특정 기회 부여했어야"
2023-01-12 18:57:01 2023-01-12 18:57:01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압수수색을 취소해달라고 낸 청구를 기각한 법원 결정에 대해 대법원이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2일 공수처의 압수수색을 취소해달라며 손 부장이 낸 준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손준성 "참여권 배제된 압수수색, 위법"
 
공수처는 앞서 2021년 손 부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는 손 부장이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2020년 4월 총선 당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공모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 수사를 위해서입니다.
 
손 부장은 피의자의 참여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며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준항고를 냈습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요구하는 절찹니다.
 
서울중앙지법, 지난해 7월 준항고 기각
 
준항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7월 손 부장의 준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손 부장은 재항고장을 제출했습니다.
 
대법은 "준항고인이 불복의 대상이 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법원은 석명권 행사 등을 통해 준항고인에게 불복하는 압수 등에 관한 처분을 특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원심은 준항고인으로 하여금 수사기록 목록 등과 같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제출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며 손 부장의 검찰 내부망 사용기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처분 등을 취소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준항고인이 참여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처분에 불복했으나 그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취해야 할 조치나 심리방식에 대해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 최초의 선례"라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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