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포괄임금 오남용, 임금 체불 등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를 공표했지만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근로감독관 과로, 감독의 효과성 등의 문제로 관련 인력을 2배 가량 늘린 문재인 정부 당시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전 부처 인력을 1% 일괄 감축하는 방침을 밝히는 등 근로감독 분야에도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근로감독관 정원은 2283명으로 2021년(2307명) 대비 24명 줄었습니다. 정부가 올해 1분기부터 매년 정부 부처 정원을 1% 감축한다는 인력효율화 계획에 따라 근로감독관 정원도 감소한 것입니다.
지난 5년간 근로감독관수는 증가추세였습니다. 근로감독관 한 사람당 맡는 사건 수가 지나치게 많고 고질적인 과로 등이 문제가 되자, 문재인 정부 당시 근로감독관 수를 대폭 늘린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감독관수는 2016년 1282명에서 2017년 1450명, 2018년 1902명, 2019년 2213명, 2020년 2290명, 2021년 230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 인력효율화를 이유로 근로감독관 수를 다시 줄인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라면 윤석열 정부 말 무렵이 되면 근로감독관 수는 총 5% 감소해 90명 가까이 쪼그라들게 됩니다.
근로감독관이 아닌 다른 분야 인력을 조정하는 방안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전 부처가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근로감독관 정원만 유지할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만 인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근로감독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근로감독건수는 총 2만6000건입니다. 정기감독이 2만2000건, 수시감독이 4000건이었습니다. 2021년 근로감독건수는 총 2만2000건이었는데, 이에 비해 4000건 가량 대폭 늘어난 셈입니다.
고용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을 보면 고용부는 고령자 다수 고용 사업장 등에는 정기감독, 포괄임금 사업장 등에 대한 기획감독 등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올해 근로감독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아울러 장기분쟁사업장 문제 해결에도 근로감독관을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신고사건수가 매년 30~40만건에 달해 예방감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원은 줄이고 업무량은 늘리면서 감독의 효과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반 감독관들은 신고사건이 너무 많아서 예방감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한계"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감독을 더 많이 할 예정인데, 증원을 요청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조직과 인력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줄어든 인력을 다시 긴요한 곳에 배치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각 부처에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상황 탓에 감독관 인력을 다시 증원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다른 고용부 관계자는 "정원을 줄여야 하는 분야에서 감독 분야는 제외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예외는 없는 상황"이라며 "부처 차원에서 행안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근로감독관 정원은 2283명으로 2021년(2307명) 대비 24명 줄었습니다. 사진은 근로감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노동자들.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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