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가 55일간의 대장정을 마쳤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정부여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방탄’으로 얼룩졌습니다. 충암고·서울대 동문인 윤 대통령의 철통 비호로 이 장관은 이태원참사 당시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그 어떤 정치적 책임은 지지 않았습니다.
'이상민 책임론'에 국민의힘 '호위무사' 자처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원참사 국정조사는 지난해 11월 24일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이달 17일까지 총 55일간의 활동했습니다. 활동을 마친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은 이 장관에 대한 책임을 명시한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면서 활동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부 책임론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선을 그은 탓에 '반쪽 국정조사'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국정조사 기간 중에도 국민의힘은 예산안 심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로부터 ‘국정조사를 지연시키려 예산안을 볼모 잡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국민의힘은 청문회 등에서도 일선 현장 경찰·소방 담당자에 대한 책임을 질책하는 동시에 이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불쾌한 내색을 하거나, 회의 불참, 파행 등을 이어가면서 ‘이 장관 방탄’을 이어갔습니다.
'충암고-서울대' 연결고리…우려가 현실 됐다
야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행태가 ‘윤 대통령 심기’를 고려한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태원참사가 불거진 이후 이 장관을 두둔했고, 심지어 재난대책 태스크포스(TF)단장을 맡도록 뒀습니다. 야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 안전사고 예방 대책까지 수립하겠다고 나선 꼴이라며 질타했지만 이 장관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게다가 이 장관은 지난해 12월 경찰 인사를 단행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인사 발표 등이 이뤄지면서 이 장관에 대한 특수본의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는 것은 예측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특수본은 결국, 이 장관을 포함한 윗선에는 무혐의를 줬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이 사망한 참사가 벌어졌음에도 이 장관이 이토록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배경에 윤 대통령과 충암고·서울대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와 후보 비서실에서 정무위원을 맡아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당시 캠프에서는 충암고 선후배는 이 장관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두 명 뿐이었습니다. 정부 출범 이후 이 장관은 행안부를 맡아 경찰국 신설을 맡았고, 김 처장은 용산 이전을 주도하는 등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대통령 관심사항에 중점적으로 매달리면서 동문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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