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한 지난 2016년 9월 13일 오전 경기 평택 오산미공군기지 상공에 B-1B 전략폭격기 2기와 F-16이 전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한국과 미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직후 미국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훈련으로 확장억제 공약 실행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초강력 대응”을 언급하며 강력 반발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북한은 2월에 대형 정치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공군은 전날 미 전략자산을 동원한 ‘2023년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훈련에는 한국 측 F-35A 전투기와 미국 측 B-1B 전략폭격기,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해 상공에서 편대비행을 시행했습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미 국방장관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전략자산을 앞으로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튿날 곧바로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훈련이 진행했습니다.
연합훈련은 전날 정오쯤 진행됐으며 훈련 종료 이후 B-1B는 미국 본토로 복귀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폭격기기동군(BTF) 임무를 위해 괌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훈련에서 B-1B, F-22, F-35B의 한반도 동시 출력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연합공중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성과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한 평양시 안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3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줄줄이 이어지는 북한 대형 정치행사
그러자 북한은 즉각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초강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외무성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자신들의 군사 기조를 재확인하며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해당한 견제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며 “가장 압도적인 핵 역량으로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인 도전들을 강력히 통제,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던 점을 비춰볼 때 이번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발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북한 평양 순안공항과 미림비행장 북쪽 열병식 훈련장에는 수만 명의 병력이 집결하고 수십 문의 무기가 동원된 동향이 속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이후 북한은 지난 달은 비교적 잠잠하게 보냈지만, 이번 달에는 정치적 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도발 재개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립니다. 2월에는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2 월8일)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5년과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정주년)의 주요 기념일마다 열병식과 무력시위 등으로 정세를 긴장시켜 체제 결속을 꾀하고 대외 메시지를 발신해왔습니다. 이번 건군절은 75주년으로 5년 단위로 꺾이는 해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70주년 건군절 열병식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공개했으며, 2017년 4월 김 전 위원장의 105번째 생일을 기념해 열린 열병식에서는 화성-12형을 처음 공개한 바 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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