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모자회사 간의 기업결합(M&A)이나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설립 때 공정당국의 신고를 면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본격적인 입법예고에 돌입했습니다. M&A로 인한 독과점 폐해 등이 우려될 때에는 경쟁 제한을 해소할 수 있는 자진시정안을 제출하면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A 심사 제도를 개선하고 전자심판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모자회사 간 합병·영업양수, PEF 설립, 3분의 1 미만 임원 겸임(대표이사 제외)에 대한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면제입니다.
상법상 모회사는 자회사를 이미 단독으로 지배하는 회사로 이들 간의 합병·영업양수는 새로운 경쟁 제한 상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아울러 계열회사 간 합병은 기존 기업집단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면 신고 대상이었지만, 기업집단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라도 피합병회사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미만이면 신고가 면제됩니다.
PEF는 법인격을 갖춘 투자자금의 집합체로서 PEF 설립 단계에서 이뤄지는 M&A 신고는 시장 경쟁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없는 상태로 신고 면제 대상에 추가됩니다. 또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 겸임은 상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단독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수준이므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이 경쟁 제한 우려와 상태를 스스로 해소하기 위한 시정 방안을 자율적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기업이 제출한 시정 방안을 협의·평가해 경쟁 제한성 해소에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조건부로 승인하는 제도도 신설합니다.
다만 기업이 부정한 방법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거나 조건·의무를 불이행하면 조건부 승인을 취소하고, 정식 시정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사건의 당사자는 공정위가 운영하는 가칭 '전자심판시스템'을 통해 문서를 전자적으로 제출할 수 있게 됩니다. 전자심판시스템은 심의에 필요한 전자문서를 작성·관리할 수 있으며, 심의문서를 제출받거나 송달할 수 있는 전산 정보 처리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이 완료되면 기업들의 M&A 신고 부담이 대폭 완화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보다 부합하는 효과적인 M&A 심사 프로세스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법 개정에 따라 전자심판시스템이 도입되면 공정위 심의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사업자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인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의 입법 절차를 거쳐 상반기 중 국회 제출할 계획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A 심사 제도를 개선하고, 전자심판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공정위 전원회의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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