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홍 GS 부사장. 사진=GS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허서홍 GS그룹 부사장(미래사업팀장) 작품으로 알려진 휴젤이 계열 편입된 이후 삐걱댑니다. 지난해 호실적에도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특허분쟁을 치르며 상장폐지 이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휴젤 이후 시도했던 메디트 인수가 무산되는 등 신사업 발굴의 후속 성과도 더딥니다.
17일 GS그룹 등에 따르면 허서홍 부사장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원포인트인사로 2020년 9월 지주회사로 이동해 그룹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았습니다. 이후 2021년 말 부사장에 승진해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과 함께 4세 경영인 후계 반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런 허서홍 부사장의 간판실적은 지난해 4월 휴젤 인수 건이었습니다. 정유업과 건설, 유통 등 전통산업에 의존해온 GS그룹이 바이오 신사업을 장착한 성과로 회자됐습니다. 허서홍 부사장이 휴젤 이사진에 올라 직접 경영에도 참여해왔습니다.
하지만 휴젤은 아직 그룹 기여도가 미미합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25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냈지만 관계회사로 묶여 그룹 연결실적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휴젤은 아프로디테가 43.24%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아프로디테는 GS가 62.5%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Dione)가 싱가포르 사모펀드 CBC그룹과 함께 42.11% 동률 지분(공동주주)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분법이익이나 주식평가액 정도만 그룹 자산에 반영됩니다.
그런 주가를 보면, 지난해 3월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원천기술(균주) 특허에 대한 불공정행위 및 영업비밀 유용행위로 휴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습니다. 그 다음달 아프로디테가 휴젤 최대주주가 돼 GS그룹에 편입됐지만 이후 6월 중 주가는 연중 최저가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7월 CBC그룹이 휴젤을 상장폐지하고 홍콩에 재상장 고려 중이라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균주분쟁으로 주가가 부진하자 해외 상장을 추진한다는 내용입니다. 상장폐지하려면 아프로디테가 개인주주 지분을 공개매수해야 하는 만큼 이후 주가는 우상향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상폐 이슈는 외부투자자가 투자를 꺼리게 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본래 기업공개 목적에선 부정적입니다. 이런 상폐 이슈가 장기간 이어집니다. 휴젤은 지난 10일에도 상장폐지설 보도에 대해 “최대주주가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냈습니다.
메디톡스는 최근 대웅제약과의 균주 관련 소송 1심에서 승리했습니다. 휴젤은 이같은 균주 공방에 대해 독자 연구개발 성과라고 강조하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됩니다. 휴젤의 주력인 보툴리눔 톡신과 달리 자회사의 HA필러는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자연히 회사의 경쟁력 차원에서 균주 분쟁에 시선이 쏠립니다.
한편, GS그룹은 미래사업팀에 바이오파트를 신설하는 등 바이오사업에 힘을 실었으나 휴젤에 이은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 인수전은 불발됐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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