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코오롱그룹의 차기 총수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이 올해 코오롱모빌리티 출범 이후 이렇다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임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긴 했지만, 신사업 등 경영능력을 선보여야 할 공식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신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공식 데뷔에 신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는 9월 수소 사업 관련 행사에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1월4일 출범식을 열고 코오롱 오너가 4세인 이규호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습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부문이 빠져나와 출범한 기업입니다. 새로 출범하게 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존의 수입차 유통·판매 서비스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수입차 부문은 이규호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는 전철원 사장이 세일즈, AS네트워크 관리 등을 맡아 왔습니다. BMW 공식 딜러사로 시작해 아우디와 볼보, 지프, 폴스타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코오롱모빌리티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BMW는 지난해 국내에서 7만8545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 2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지난 7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 맞춰 올해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대표 이규호 사장(사진 가운데)과 전철원 사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전직군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사진=코오롱그룹)
코오롱모빌리티에 남은 것은 신사업입니다. 신사업의 성과는 이규호 사장의 몫이 됐습니다. 이규호 사장이 모빌리티그룹 사장 취임 이후 선택한 첫 번째 신사업은 스웨덴 순수 전기 바이크 브랜드 '케이크' 입니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케이크의 단독 수입과 유통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이규호 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존 수입차 성적 외 신사업 부문에서 역량을 보이지 못하면 차기 총수 자리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웅렬 명예회장이 지난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장남인 이규호 사장에게 코오롱 지분을 단 한 주도 물려주지 않았습니다.
이규호 사장은 언제 공식 활동에 나설까요. 업계에서는 이규호 사장의 공식석상 데뷔는 시간 문제라고 합니다. 다만 공식석상에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규호 사장이 본격적으로 공식석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코오롱에서 집중하고 있는 수소 등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집중해 준비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중심이던 사업 분야를 확대해 청정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전력 생산을 아우르는 '코오롱 H2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어느정도 윤곽이 나오면 이규호 사장이 직접 자신감을 가지고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비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이규호 사장의 데뷔시기는 오는 9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수소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8일 이규호 사장이 이웅열 전 회장이 퇴진한 2018년 이후 첫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던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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