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6일 북한 위협의 실체와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한 '2022 국방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적혀있다. 사진은 '2020 국방백서' 본문(왼쪽)과 '2022 국방백서' 본문. 2023.2.16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정부의 첫 국방백서가 발간됐습니다. 특히 이번 백서에는 '북한=적'이라고 명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표현이 부활한 것은 지난 2016년 박근혜정부 이후 6년 만의 일입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표현해 대조를 이루는 모양새입니다.
국방부는 16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2022년 국방백서'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백서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은 적' 표현이 부활했다는 점입니다. 백서는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 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됐는데 이번 국방백서에는 이를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보수정권기 "북한은 적"…"일본은 가까운 이웃"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명시한 것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6년 이후 6년 만의 일입니다. '북한=적'이라는 표현은 남북 대립 국면이 심화될 때인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부활했고,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던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삭제됐습니다. 실제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국방백서와 2020 국방백서에는 북한과의 화해무드를 반영해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백서에서는 문재인정부에서 체결한 9·19군사합의서에 대한 비판이 담긴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백서에는 "(북한이)남북군사공동위 구성·운영과 남북공동유해발굴과 같은 신뢰구축 조치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과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의 미사일 발사, 무인기 침범 등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 국방백서에는 9·19 군사합의문과 부속서가 수록됐지만, 이번 백서에서는 해당 내용들도 빠졌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직책 표기도 빠졌습니다. 지난 백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고 표기했던 데 비해 이번에는 '김정은'이라고 표현됐습니다.
북한 보유 플로토늄 '50→70kg'으로 증가
반면, 이번 국방백서에는 일본을 '가까운 이웃'이라고 칭한 대목도 등장합니다. 국방백서는 일본에 대해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일본은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했습니다. 한일 간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은 박근혜정부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역시 6년 만에 되살아났습니다. 이는 윤석열정부의 한일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9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아울러 이번 국방백서는 북한이 70여kg 규모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핵무기를 최대 18기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지난 2016·2018·2020 국방백서에선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50여kg으로 추정했는데, 이번엔 202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제기한 플루토늄 재처리 의혹을 사실로 판단해 재평가한 부분이 반영됐습니다.
또 국방백서는 북한이 정확성과 요격 회피 능력이 향상된 다양한 고체추진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백서는 “북한의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고각 발사로만 진행돼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비행 능력은 보여줬으나 정상 각도로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기술 확보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미사일 시험발사는 이뤄졌으나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잠수함은 개발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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