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지난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이 숨 고르기에 돌입했습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올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를 241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년도 성장률 14.5%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김포 물류센터. (사진=컬리)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은 기준치를 하회하는 65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오아이스도 기업공개(IPO)를 철회했습니다. 앞서 컬리도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 저평가된 기업가치 등을 요인으로 IPO 상장을 연기한다고 공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와 증시 시장의 악화 등을 근거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전문가와 다수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데 선을 그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미래 국가라는 말을 들을 만큼 이커머스 침투율이 소매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40%에 육박하는 이커머스 침투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성장 시장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다만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한 플레이어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라며 "각 기업마다 신규 고객을 유입할 사업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그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됐지만 시장 규모가 매년 30~40% 늘 수는 없다"라며 "규모가 커지면서 둔화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기업으로선 고객을 불러올 경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이커머스 시장은 고도로 성장하면서 주가로 연동됐습니다. 다만 현재 증시 시장의 악화일로로 업계에선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 분기별 영업이익을 제시하면서 이커머스도 흑자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했습니다.
소팅 봇. (사진=쿠팡)
이커머스 시장 내 1위 점유율 30%가 채 안 돼…격화일로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에서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이커머스 시장 내 1등의 점유율이 30%가 채 안 되는 거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충성 고객층을 단단히 할 수 있는 생존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컬리 관계자는 "고객들이 컬리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컬리는 주력 메인이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없는 단독 상품을 유치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컬리는 상품 외에도 작년 11월에 오픈한 뷰티컬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상반기 내 평택과 창원 내 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컬리 측은 그간 대구, 부산, 울산 등은 물리적인 거리가 있어서 지방권은 주문 커트라인이 빨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가 확장되고 물류 역량이 커지면 고객 주문 확대로 이어진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입니다.
상장을 앞둔 11번가와 SSG닷컴도 올해 사업 전략을 연초에 발표했습니다. 11번가는 '11번가 2.0' 달성을 위해 고객 중심의 성장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11번가가 올해 집중할 핵심과제는 △오픈마켓(OM) 경쟁력 강화 △배송 경쟁력 강화 △트래픽 증대 △비즈니스모델(BM) 강화 등 4개 영역의 10가지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SSG닷컴은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 △성장 △고객 △플랫폼 △수익 등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성장 관점에선 쓱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목표입니다.
아울러 SSG닷컴, G마켓/옥션, W 컨셉 등 개별 플랫폼의 역할 특화를 이뤄내 통합 관점에서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을 선도할 플랫폼 전략을 수립한다는 겁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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