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800만 달러를 밀반출해 북한으로 보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립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23일 오전 10시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합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증거조사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입니다. 이날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의 출석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형사11부는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사건도 매주 심리 중인데,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공판준비기일에도 출석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북한으로 전달한 돈이 쌍방울그룹의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위한 대가가 아닌 경기도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위한 자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과 이 대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 중인데, 이후 재판에서도 대북 송금의 배경과 목적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김성태 휴대전화 포렌식 중…혐의 입증 단서 나올지 주목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6대의 비밀번호를 풀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압수된 휴대전화 중 2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특히 1대는 해외도피 전 국내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17일 중국 출장 때 북측 인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 등을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고, 대북 송금 과정도 이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박씨가 소지했던 휴대전화에 어떤 단서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김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수가 많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서로 채택할 사건 증인도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판부는 이날 이후에도 공판준비기일을 몇 차례 더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