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압박한 '노조 회계장부' 제출 …입법조사처 "법적 근거 없다"
노조에 "회계장부 제출하라" 명한 정부와 다른 유권해석
2023-02-22 10:13:12 2023-02-22 11:19:13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서남지대 사무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노동조합이 행정관청에 내야 하는 '결산 결과와 운영상황'에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국회 입법조사처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 유권해석대로라면 최근 고용노동부가 노조에 재정장부(회계장부)와 서류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21일 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노조법 27조에 적시된 결산 결과와 운영상황에 노조법 14조의 재정장부와 서류가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법 14조는 '노조가 조합설립일부터 30일 이내에 재정장부와 서류를 비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27조는 '노조는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노조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재정장부와 서류는 예산서, 결산서, 총수입원장·총지출원장, 수입 또는 지출결의서, 수입관계장부·증빙서, 지출관계장부·증빙서, 자체회계감사 관계서류 등 7가지입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노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며 노조 253곳과 공무원·교원 노조 81곳에 재정장부 비치 관련해 자율점검결과보고서를 비롯해 증빙자료(표지 1쪽, 내지 1쪽) 등을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한국노총·민주노총은 표지는 제출하나 내지는 제출하지 말라는 내용의 대응지침을 배포했습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16일 "207곳이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과태료 부과 방침을 밝혔습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입법조사처는 운영상황에 재정장부와 서류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근거로 대법원 판례를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2017년 "외부로 반출될 때 제3자에게 노조의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노조의 자주적 운영이 전체 이익이 저해될 우려가 있을 때 등사(복사)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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