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요금과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연료비와 이자비용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습니다.
다만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1% 줄었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분에 비해 소득 증가분이 적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월평균 실질소득이 전년 대비 2.8% 감소했는데,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2021년 1분기와 2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입니다.
지난해 4분기 경상소득은 4.4% 증가했습니다.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7.9%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전소득은 5.3% 감소했습니다. 경조소득, 보험을 탄 금액 등 비경상적 수입을 나타내는 비경상소득은 7.4% 줄었습니다.
상용직 중심의 취업자 수 증가, 견조한 임금 상승 등 양호한 고용 시장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면서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지수동향과장은 "근로소득은 2021년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계속 동반 상승했지만, 이번에 사업소득이 전년과 동일한 수준인 것은 인건비, 원자재, 이자비용 상승이 수익을 떨어뜨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습니다. 다만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실질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음식·숙박(14.6%), 교통(16.4%), 오락·문화(20.0%), 교육(14.3%) 등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대면 활동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가정용품·가사 서비스(-11.5%), 기타상품·서비스(-3.7%),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에서 지출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연료비는 8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연료비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전체 분기를 통틀어 최대 수치입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2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상승했습니다.
이 중 이자비용은 11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9% 늘었습니다. 이자비용 역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7000원으로 6.6%, 상위 20%인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42만7000원으로 2.9% 증가했습니다.
또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0만3000원으로 9.1%,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55만2000원으로 6.7% 늘었습니다.
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0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집계한 소득 5분위배율은 5.53배로 전년 동기보다 0.18배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물가, 경기 둔화 우려 등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개선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광고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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