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민들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가계통신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를 향한 정부의 중간요금제 출시 요구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구당 통신비 지출은 13만500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준입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통신비(13만1000원)와 비교해 봐도 3.05% 올랐습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연달아 통신비가 오른 셈입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통신비는 전년 대비 3.5% 늘어난 12만8000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여기에 OTT, 음원스트리밍 등 구독 서비스 이용료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요금은 이보다 더 커지게 됩니다.
"이동통신 3사, 통신비 낮춰라"
중소상인, 자영업자, 시민단체들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가계부담 긴급대책 촉구 회견 후 난방비, 통신비 등에 힘든 서민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민들의 통신비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가 통신비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난방비·전기요금·교통비·통신비·이자 부담 등 5개 분야에서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인데도 저가 요금제 이용자는 고가 요금제 이용자보다 7~9배가량 비싼 데이터 요금을 지불하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다 쓰지도 못하는 100GB 이상 고가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동통신업계도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신규 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월 5만9000원(5G 다이렉트 플러스 59), 월 6만9000원(5G 다이렉트 플러스 69)의 5G 신규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는데요. 이들 요금제는 데이터 완전 무제한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이들 요금제 역시 신규가입 또는 기기 변경시 가입할 수 있고 공시지원금, 선택약정할인(통신료 25%할인) 등의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이동통신사가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중간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죠.
"중간요금제 마련하라" 압박 거세져…상반기 출시 목표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이동통신 3사를 향한 정부의 중간요금제 출시 압박 역시 지금보다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는데요. 외부전문가와 유관 연구기관, 정부 등으로 구성된 TF는 올해 상반기까지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을 마련할 예정인데 중간요금제에 대한 내용도 여기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20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 첫 회의에 참석해 "(이동통신사의)요금 구조나 종류를 보면 사전 담합이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담합이 형성되는 분위기는 없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간요금제는 통신사업자와 협의해서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통신업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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