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정해훈·주혜린 기자] 정부가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한 전 부처 역량 결집을 공언하고 있지만 수출 반등은 녹록지 않을 전망입니다.
1년이 넘도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충격파가 장기화로 접어든데 다, 반도체 부진과 주요국 통화긴축 등의 난관을 넘기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반기 수출 물량이 다소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등의 가격이 따라주지 않아 목표 수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3일 <뉴스토마토>가 경제·무역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정부의 올해 6850억달러(한화 약 893조원) 수출액 달성 목표'에 대해 문의한 결과, 수출반등은 쉽지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간 기준 6839억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하는 등 역사상 최대 기록을 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 또한 역사상 최대 적자를 냈고, 지난해 10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부진의 여파는 올해 더 충격적인 상황입니다. 1월 수출액은 462억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6.6% 급감했습니다. 2월(1~20일)도 335억4900만달러로 2.3% 감소했습니다.
이 와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기 상황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기 상황에 힘입어 수출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시점에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여건도 상당하며 정부가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폭넓은 지원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교역 물량이 지난해 4분기부터 이미 더 많이 빠졌고 이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며 "현재 여건이 좋지 않아 경기 침체가 오래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중국이 소비재 위주로 회복하는 추세여서 우리 주력 수출인 중간재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쪽에 회복이 집중될 것"이라며 "수출 물량 자체는 작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품 가격 등 변수가 있어서 전년 대비 수출금액이 증가할지 여부를 진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은행 측은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며 고물가로 인한 주요국 통화긴축, 세계경제 분절화 등을 하방 요인으로 꼽은 상황입니다.
반면, 미국과 중국 시장의 회복 조짐에 대한 기대감도 비춰지고 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기가 최근 상당히 좋아지는 분위기라 올해 수출이 극단적으로 마이너스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미국은 연착륙을 넘어 무착륙(침체하지 않는 상태)을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고 중국도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남아는 미국과 중국 경기 상황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에는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홍 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보통 중간재를 수출하는데 중간재는 전 세계 물량보다 더 빠르게 빠지고 더 빠르게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며 "이에 따라 수출 상황이 호전되면 빠른 회복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3일 <뉴스토마토>가 경제·무역 전문가 4인을 취재한 결과 정부가 올해 6850억달러(한화 약 893조원) 수출액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세종=김지영·정해훈·주혜린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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