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24일 국회 본회의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선출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파행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공식 보고돼 오는 27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선출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후보는 이옥남(상임위원), 차기환(비상임위원), 이제봉(비상임위원) 등 3명입니다. 민주당은 이상훈(상임위원), 이상희(비상임위원), 오동석(비상임위원), 허상수(비상임위원) 등 4명을 추천했습니다.
이 중 국민의힘 몫의 이제봉 후보자 선출안이 재석 의원 269명 중 147명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이 후보자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주장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를 옹호하는 성명을 내고 문재인정부를 향해 ‘종북’이라고 말해 극우 인사로 분류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습니다. 본회의를 진행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30분 정회를 선포했으나 이후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본회의는 산화됐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해 올린 인사안을 이렇게 부결시키는 반칙이 어딨나. 박홍근 원내대표란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힘자랑도 지나친 것 아닌가. 이래서 무슨 타협을 하고 대화를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우리가 추천해야 하는 위원들은 민주당 결재를 받고 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추천한 사람이 도저히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인준하는 게 관례였다. 이를 따라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요쳥했습니다.
민주당도 부결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입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분의 화려한 주장이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쳤는지 아마 의원들이 현장에서 판단한 것 같다. (의원들이) 각자 헌법적 양심과 소신을 가지고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 과정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나. 왜곡, 편향된 사람을 국회에 추천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반발했습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박홍근 원내대표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부결이) 야당의 공식적인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판단으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 첫 순서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보고했습니다. 국회는 본회의에 보고된 다음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무기명 표결에 부쳐야 합니다. 구속 갈림길에 선 이 대표의 운명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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