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급으로 떨어지면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는 모양새입니다.
공시가 하락으로 보유세 부담이 대폭 줄자, 다주택자들이 내놨던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높이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죠.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등 주택 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긴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매수자들 역시 관조적 자세를 취하고 있어, 다주택자들의 버티기 모드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나옵니다.
29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시가격 하락이 기존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낮춰, 매물 출회 압박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주택자들이 세금 때문에 집을 급히 팔려고 하지 않아, 급매물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고금리에 하락 기대 심리가 여전해 집값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투자 심리가 위축돼 보유세 경감 조치만으로 추가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1주택자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소득이나 물가에 비해 너무 높은 데다 역전세난, 경기 침체,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의 영향으로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도 "일부 매물이 회수는 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미미할 것"이라며 "단지 보유세 사안 하나 때문에 매물이 줄어든다고 보는 것은 단편적 시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팀장은 "다주택자들의 버티기 모드가 마냥 지속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 주택 시장에 상존한 악재가 많아 오히려 매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최근 매물이 잠기는 현상은 보유세 인하 때문에 나타난다기보다는 가격 바닥 인식이 확산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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