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올해 디지코 KT 알파를 목표로 비상경영체계 내에서도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며 현재의 비상상황 속에서도 매출 성장과 이익 성장에 매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박종욱 KT 사장은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위기상황에 대해 직무대행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새로운 지배구조를 수립하고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전직원이 혼심의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디지코 KT 알파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비상상황이긴 하지만 차분하게 수행 중"이라며 "디지코를 실현하면서 실패와 성공 경험했고, 기초가 마련됐으며, 훌륭한 내외부 기술이 알파가 돼 새로운 디지코가 완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경영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습니다. 박종욱 사장은 "새로운 대표를 선임할 때까지 약 5개월 예상하지만 최대한 단축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KT연구개발센터에서 31일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KT가 앞서 자사주를 지분 맞교환을 통해 우호지분 확보용으로 이용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현재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KT 지분은 각각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 5.58%입니다. 법적으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상호주로 지분을 맞교환할 경우 의결권이 생깁니다. 이에 대해 박종욱 사장은 "자사주 교환에 우려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협력 규모가 크고, 새로운 기술 적용해야 해 긴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사주 교환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보고 의무를 새롭게 신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KT는 정관변경안으로 매년 정기주총에서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보유 목적, 소각 및 처분 계획을 보고하는 안과 상호주 취득시 주총 승인 의무를 신설해야 하는 안을 올렸고 승인됐습니다.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박종욱 사장이 비상경영계획에 대해 설명을 진행했지만, 모든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 주주는 정관상 주총의장을 맡은 박종욱 사장에 대해 의장 자격이 없다며 물러나라고 지속해 소리쳤습니다.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려다니고 있는데, 의장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박종욱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대상이었지만, 국민연금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이유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박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당시 사퇴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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