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중국사업혁신팀’의 수장을 교체했습니다. 중국 판매법인(SCIC)과 무선 전략마케팅실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인물을 낙점하면서 삼성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12일 공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중국사업혁신팀의 팀장이 이영호 부사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 미만의 점유율을 수년째 지속해오고 있는 삼성전자는 중국을 그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에서 지난 2021년 12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에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해 중국 사업 새 판짜기에 나섰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김윤수 부사장→이영호 부사장 선수교체
이 팀의 최초 팀장은 김윤수 부사장이었습니다. 그의 직전 부서는 인도네시아 법인(SEIN-S)으로 중국통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새 팀장인 이영호 부사장은 2013년, 2020년~2021년까지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SCIC)에서 담당임원으로 지낸 중국통(通)입니다. 2018년에는 무선 전략마케팅실에도 몸담아 삼성의 최우선 과제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확대와 복구에 적임자라는 평가입니다. SCIC는 중국에서 삼성 가전, TV, 스마트폰 등 세트 판매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중국 법인입니다.
삼성의 중국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꽤 오래전입니다. 한때 26조원에 육박했던 중국 매출은 최근 10분의 1로 추락했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CIC의 지난해 매출은 2조866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451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준 2578억원에 그쳤습니다.
업계에서는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이 새 팀장에 중국통인 이 부사장을 앉힌 것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유의미한 수치로 끌어올리는 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삼성은 지난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대 높은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우리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입 결정에 중국이 보복조치를 단행하면서, 중국 내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고꾸라졌습니다.
그 이후 중국인들의 스마트폰 구매 소비는 자국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으로 기울었고, 현재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가 절대적입니다. 중국 내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 타격이 지속되어오면서 사실상 시장 지배력을 중국 업체들에게 내주게 되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TV에 있어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한국을 많이 쫓아온 상황이기 때문에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삼성이 브랜드 가치를 높여 판매 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시장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중국 리오프닝…기사회생 적기
시장에선 올해가 삼성의 기사회생 적기라고도 봅니다. ‘제로 코로나’를 철폐한 중국이 올해 상반기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000만대 이상으로 회복이 예상됩니다. 특히 이중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40% 이상 차지할 전망이어서 하이엔드 제품에서 중국 업체 대비 우위를 갖는 삼성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사업혁신팀에는 인사와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부문과 소비자 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TV에서는 부진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삼성의 반도체 생산 비중은 한국 다음으로 높습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에서는 100단 이상의 6세대급 낸드플래시가 생산되는데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 플래시에서 40% 이상을 차지합니다. 또 중국 쑤저우에도 패키징 생산 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것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중국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대전환 구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009150) 사업장을 방문해 전자부품 생산 공장 점검하고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삼성전기 텐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정보기술(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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