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7개월째 20%대의 상승 폭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 달 넘게 미뤄진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인 만큼, 공공 물가를 향한 우려심이 커질 전망입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기·가스·수도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23.1% 상승 이후 7개월 연속 20%대 상승세를 지속해왔습니다. 올해 1월에는 20% 후반대인 28.3%를 기록한 후 2~3월 28.4%를 유지해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20%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가스 물가가 뛴 것은 정부가 지난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요금을 순차적으로 높여왔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기요금의 경우 지난해 4·7·10월 3차례에 걸쳐 킬로와트시(kWh)당 19.3원(약 20%) 인상된 바 있습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kWh당 13.1원 인상됐습니다. 2분기 요금 인상은 서민 물가 부담 등을 이유로 한 달여가량 미뤄진 상황입니다.
가스요금 또한 주택용을 기준으로 지난해 4차례에 걸쳐 1메가줄(MJ)당 5.47원(약 38.5%) 올렸습니다. 지난해 '난방비 폭탄' 대란이 일면서 정부는 올 1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리하는 상수도 요금 또한 인상 추세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가정용 상수도 사용요금을 1세제곱미터(㎥)당 480원에서 580원으로 20.8% 인상했습니다. 같은 달 대구시는 8.6%, 경기도 성남시도 약 18% 올렸습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표는 전기·가스·수도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공공요금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 공기업들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를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통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2026년까지 누적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분기 인상 수준인 13.1원만큼 2~4분기에도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인 셈입니다.
가스공사도 2026년까지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 MJ당 10.4원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인상액(5.47원)의 1.9배 수준입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2.6원씩 올해 4분기에 나눠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국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며 조만간 조정을 마무리할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주택용 기준 수입 원가의 7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해도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무리인 상황"이라며 "당장 요금 인상을 해도 원가 수준까지 가는 데는 몇 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속도까지 늦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2분기 전기 요금의 경우 10원가량 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평균적인 4인 가족(월 사용량 307kWh) 기준 월 전기요금 부담액은 기존의 5만7300원에서 6만780원으로 3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전기요금 고지서.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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