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 1년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심에는 규제완화가 자리했습니다. 시장 정상화라는 정책 목표를 내걸고 각종 부동산 완화책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집값은 고금리 여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집값 경착륙 우려까지 불거졌습니다. 최근에는 역전세와 주택공급 문제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106.2, 104.3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1년 사이 각각 92.9, 87.5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시장 연락륙을 유도하고자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는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규제완화에 더욱 속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풀었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도 해제했습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106.2, 104.3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전세가격 지수 추이. (표=뉴스토마토)
또 최장 10년으로 묶여있던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3년으로, 비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4년에서 최대 1년으로 각각 줄였습니다. 나머지 12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금지, 실거주 의무 규제 등 청약 요건도 대폭 완화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시장에서는 '풀 수 있는 규제는 전부 다 풀었다'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내려가니까 규제를 풀었고 많이 떨어지니까 빨리 풀었다"며 "결국 원래 부동산 정책 대책의 메커니즘을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잘한 것도 아니고 못 한 것도 아니고 하던 대로 했다"며 "시장을 리딩했다기보다는 집값이 떨어지니 우왕좌왕 그냥 기존 규제를 풀면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금의 규제완화가 훗날 부동산 투기라는 부메랑이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강훈 변호사는 "주택가격 하락기를 거쳐 상승 국면에 돌입하면 지금의 규제 완화 정책이 주택 투기, 거주 목적의 주택 실수요자와의 경쟁 등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투기 규제 장치를 완화하는 것은 정부의 투기 규제 정책의 일관성을 허물고 주거 정책의 공공성의 큰 후퇴를 가져올뿐더러 역사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능력도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전국에서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한 역전세가 속출하고 있는 데다 2년 전 고가에 맺었던 아파트 전세거래들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 도래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공급에도 제동이 걸려 정권 후반부 또 한 번의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을 대거 완화했습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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