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소득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정부의 세수 구멍 크기가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 올 3월 한 달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5만2333건으로 전년 동월(5만3461건) 대비 2.1%, 토지거래량은 16만4000필지로 전년(21만4000필지)대비 23.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 주택매매 거래량 역시 4만7555건으로 1년 전(5만8407건)보다 18.6%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거래절벽이 장기화하고 있어 향후 관련 세수 수입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획재정부의 세수 현황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정부가 거둬들인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는 총 1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24조4000억원) 대비 36.1%(8조8000억원) 줄어든 규모로 같은 기간 법인세 하락폭(-30.8%)보다 큽니다.
수입 규모로는 상속증여세가 6조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양도소득세(5조9000억원), 증권거래세(1조9000억원), 농어촌특별세(1조6000억원), 종합부동산세(2000억원)는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양도소득세 수입은 1년 전(13조1000억원) 대비 55.0%(7조2000억원) 쪼그라들면서 자산 관련 세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택매매량과 순수토지매매량이 각각 38.9%, 40.6% 줄어든 영향 때문입니다.
올해 4월까지 정부가 거둬들인 자산시장 관련 세수가 전년 대비 8조8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는 관련 세수동향.(표=뉴스토마토)
당장의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기준 84.8로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주택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매수세가 다소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주택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역들은 해당 지역 내 사람들이 주거 지역으로서 선호하거나 수요가 집중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시점에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매수세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올 연말에 거둬들일 종부세도 하반기 세수 상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값 하락으로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이 역대급으로 하락한 데다, 보유세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 감세 정책으로 세 부과 기준도 크게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은 총 23만1564가구로 지난해(45만6360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부동산 등의 시장이 침체상태에 있다 보니 이와 관련된 세수가 크게 줄고 있다"며 "일정 기간 내 세수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하반기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 구멍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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