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청년도약계좌(적금) 정식 출시를 앞두고 적금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목돈 지출이 많은 청년들이 장기간 적금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저금리로 적금담보대출을 제공해 중도해지를 막겠다는 것인데요. 민간 은행 수준으로 책정된 대출금리를 추가로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청년도약계좌 잠정 금리에 따르면 해당 상품을 담보로 하는 적금담보대출 금리는 수신 금리에 1.0~1.3%p 더한 수준으로 정했졌는데요. 청년도약계좌 납입액을 담보로 대출받을 경우 기준금리에 더해지는 가산금리입니다.
정책금융상품이지만 현재의 금융권 일반 상품과 가산금리가 비슷한 스준입니다. 긴급한 사정으로 돈이 필요할 때 해지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해결하기 위한 금리로는 꽤나 높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적금담보대출 방식과 관련해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은행들이 역마진 우려로 적금 금리를 마냥 높게 책정할 수 없는 만큼 대출 방식과 금리 인하로 금융지원할 부분을 찾겠다는 겁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통화에서 "은행권에서도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 최종 금리 공시에선 현 금리 수준과 충분히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아울러 1년 이상 계좌를 유지한 청년들의 해지율을 낮추기 위해 현재의 적금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외에도 다른 방안이 있을지에 대해 연구 용역을 맡겼고 결과는 연말쯤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층에게 중장기적으로 자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정책형 금융상품입니다. 5년간 월 70만원 한도로 적금하면 지원금(월 최대 2만4000원) 등을 더해 5000만원 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지출이 많은 청년들에게 5년간 매달 목돈을 적금하기에는 만기가 지나치게 길어 중도해지 사례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저금리의 적금담보대출로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를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지난 8일 은행권은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청년도약적금 기본금리(3년 고정)를 공시했습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4.5%로 가장 높았고 준국책은행이 농협은행이 4.0%로 뒤를 이었는데요.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3.5% 수준이었습니다.
저소득자(총급여 2400만원 이하·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사업소득 1600만원 이하)에 대한 우대금리는 0.5%p로 모두 같았습니다. 여기에 은행별로 급여 이체, 자동 납부, 첫거래, 만기 축하, 카드 실적, 마케팅 동의 등으로 은행별로 1.5~2.0%p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기업은행의 우대 금리 항목은 급여이체 0.5%p, 지로·공과금 0.5%p, 카드이용 0.5%p, 주택청약 신규 0.5%p, 최초거래고객·마케팅 동의 0.5%p 등이 있습니다. 전부 해당할 경우 최대 연 1.5%p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소득 우대 금리까지 포함하면 6.5%로 11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기본금리에 깐깐한 우대 금리까지 모두 만족했을 경우 5대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6.0%로 모두 같았습니다. 지방은행 등은 5.5~6.0%p 수준을 보였습니다. 금융당국은 마친 짠듯한 천편일률적인 이자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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