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셀라 '흥행 참패'…284억 투자한 에이벤처스 '속앓이'
VC '에이벤처스', 지난해 프리 IPO서 투자
나라셀라, 투자단가 대비 실망스런 주가 양상
에이벤처스 "단기 엑시트 계획 없어…올해 실적 기대"
2023-06-15 06:00:00 2023-06-15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이번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나라셀라(405920)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확정 공모가도 밴드 하단을 기록했는데 상장 이후 주가 수준이 공모가 수준에서 맴도는 등 IPO(기업공개) 투자자에겐 실망스러운 결과인데요.
 
프리 IPO를 통해 나라셀라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 에이벤처스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향후 엑시트(투자회수)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에이벤처스, 나라셀라 투자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에이벤처스, 나라셀라 주식 대부분 '보호예수'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벤처스는 나라셀라 지분 22.04%(141만9302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나라셀라의 상장에 따른 것인데요. 에이벤처스의 프로젝트 펀드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이 19.92%(128만2938주), 운용펀드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이 2.12%(13만6364주)를 보유 중입니다.
 
에이벤처스가 가진 나라셀라 주식에는 대부분 보호예수가 걸려있습니다.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은 9.09%(58만5564주),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은 0.97%(6만2240주)가 1개월 의무보호예수물량으로 잡혀있죠.
에이벤처스 나라셀라 지분 보호예수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자발적 보호 예수 물량도 존재합니다.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은 1개월 1.57%(10만1148주), 3개월 3.14%(20만2296주), 6개월 1.57%(10만1148주)를 자발적으로 보호예수 했네요.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도 1개월 0.17%(1만751주), 3개월 0.33%(2만1502주), 6개월 0.17%(1만751주)가 자발적 보호예수물량입니다.
 
에이벤처스의 보유 물량은 작년 6월 나라셀라의 프리 IPO 단계에 투자한 결과입니다. 에이벤처스는 나라셀라의 구주 및 신주 인수에 총 284억원을 투자했는데요.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 254억원,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 30억원을 통해 투자에 나섰습니다. 유일한 나라셀라 VC 투자자로 시장은 주목했습니다.
 
엑시트 관건인데…주가 지지부진에 이익 실현 의문
 
VC인 만큼 향후 엑시트가 관건인데요. 에이벤처스의 투자단가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의 투자단가는 주당 1만9826원,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은 2만2000원입니다. 투자단가와 비교했을 때 나라셀라 공모가와 최근 주가 흐름은 에이벤처스 입장에선 우려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국내 첫 와인 관련 기업 상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IPO를 진행한 나라셀라지만 공모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유사기업 선정과 높은 공모가 밴드에 대한 지적으로 인해 공모가 밴드를 2만2000원~2만6000원에서 2만원~2만4000원으로 낮췄죠.
 
공모가를 낮췄음에도 기관 수요예측 결과, 나라셀라 공모가는 하단인 2만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에이벤처스가 보유한 전체 주식 141만9302주를 확정 공모가에 처분하면 284억원 수준으로 작년 6월 투자했던 금액과 동일합니다. 공모가와 동일하게 처분한다면 이익을 거두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낮은 공모가도 실망스럽지만 현재 주가 흐름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상장한 나라셀라는 이날 1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공모가 대비 -12.5% 수준이었죠. 이후 1만7000원대를 전전하다 지난 9일 첫 상한가를 맛봤는데요. 2만2600원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보다는 아래였습니다. 하루 상한가를 맛본 나라셀라 주가는 다시 내려섰고 14일 기준 1만9270원(-9.53%)에 마감했습니다. 에이벤처스의 투자 단가를 하회한 상황입니다.
 
에이벤처스 엑시트 시기는?
 
향후 나라셀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에이벤처스 엑시트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아마도 거래량이 많지 않아서 향후 거래량이 터지고 주가가 급등할 때 엑시트를 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이벤처스 투자단가가 2만2000원 수준인 물량은 많지 않다"며 "대부분 1만9826원인데 나라셀라 주가가 2만원대 초반이 유지된다면 투자금액 정도만 회수하는 선에서 엑시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만원 이하에서 손해를 보는 물량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에이벤처스 관계자는 "나라셀라에 투자 하면서 단기적으로 엑시트할 계획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엑시트가 크게 걱정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작년엔 고환율로 인해 실적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적었지만 올해 환율 상황 개선이 기대되고 프리미엄 와인 시장 성장세, 세금 혜택 등 기대하는 부분이 있어 중장기적 투자 시점에서 봤을 땐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나라셀라는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매도를 할 상황은 아니고 유통 주식이 적다면 호재성 소식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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