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행거리입니다. 주행 중 배터리가 모두 소모되면 충전할 곳이 마땅치 않아 불안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주행거리가 500km 이상으로 늘어난 만큼 국내에서 주행하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일 서울 전기차 엑스포(xEV TREND KOREA) 사무국이 조사한 리서치에 따르면 성인 2098명이 전기차 구입 시 고려사항에 대한 질문에 '최대 주행거리(29%, 579명)'와 충전소 설치(21%, 425명)' '차량 가격(18%, 369명)' '구매 보조금(18%, 353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시내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이 주행중인 모습.(사진=뉴시스)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입 시 최대 주행거리를 고려하는 만큼 완성차 업계에서는 1회 완전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긴 제품을 개발하기에 적극적입니다. 충전을 자주하지 않아도 되고 장시간 및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함이 적기 때문입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개발할 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를 기준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테슬라에서 개발해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3 롱레인지 HPC(히트펌프)는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상온 약 496km, 저온 438km입니다.
테슬라를 포함해 국내에 출시된 6000만원 이하 전기차들은 보통 60~80kWh정도 용량의 배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균 전비 효율 수준을 5~7km/kWh로 계산하면 500km 미만 수준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종은 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6입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24km로 배터리 용량대비 주행가능 거리가 매우 긴 편입니다. 용량은 큰 편이 아닌데, 주행거리가 길다는 것은 전비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2위는 전기차 전용 제조 회사 테슬라의 모델Y가 뒤를 이었습니다. 아이오닉6의 가격 5260만원보다 약 3000만원 가량 비싸지만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차(SUV)인 만큼 공간 활용도는 높습니다. 3위도 테슬라 브랜드의 모델로 중형 세단인 모델3 듀얼모터가 48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4위는 기아의 EV6 롱 레인지 모델로 475km 주행이 가능하고, 5위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롱 레인지 모델이 458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주행거리가 500km인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아직은 짧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km를 한 번 충전으로 주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 전기차 주행거리는 400~500km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컨대, 현대차의 아이오닉6(주행거리 524km)로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여행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출발지에서 배터리를 충분히 완충해둔 상태에서 여정을 시작한다면 부산까지 충분히 주행이 가능합니다. 부산에서 다시 완충해 서울로 돌아온다면 적어도 1회 충전으로 우리나라에서 어디든 못 갈 곳은 없습니다.
전기차 주행거리가 점차 늘어나다보니 충전주기도 길어집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1년 평균 주행거리는 약 1만4000km입니다. 이를 한 달로 계산하면 약 1166km정도입니다. 1회 주행거리가 500km 수준의 전기차 기준으로 한 달에 2~3번 충전을 하면 무리 없이 주행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자동차로 출근을 하더라도 보통 1일 주행거리가 많아야 왕복 100km 이하 수준이고, 이러한 조건이라면 주말에 한번 충전으로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회생제동을 잘 이용한다면 주행거리는 10% 이상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아이오닉5 배터리 모습.(사진=현대차)
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거리를 지금의 두 배 수준인 1000km로 늘리기 위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내연기관차 주행거리가 800km~900km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 주행거리느 1000km 달성은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르면 2025년 차세대 플랫폼 전기차에 업계 최고 수준인 113.2kWh 대용량 배터리와 450kW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대 수진의 용량으로 1회 완충 시 7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도 뒤쳐진 전기자동차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인데, 10분 이내 충전으로 약 12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주행거리는 현행 전기차들의 2.4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 500km정도가 보급형 전기차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충전을 최소화할 수 있게 주행거리를 최대한 늘리는 노력은 계속된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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