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혁명 시대)⑤줄어드는 혜택, 그럼에도 전기차
국내 전기 승용차 5700만원 미만 보조금 100%
전기차 구매 개별소비세 300만원 감면 혜택도
내연기관차보다 유지비도 적게 드는 특장점
3년 유지비, 전기차 구매 비용 상쇄
2023-06-19 06:00:00 2023-06-19 16:34:34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가 여전히 비싸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됩니다. 비록 전기차 구매 혜택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래도 전기차 보조금, 개소세 혜택, 유지비 등을 따져보면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혜택. (그래픽=뉴스토마토)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기 승용차 가격이 57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 기준이 200만원 상향 조정됐습니다. 작년에는 보조금 전액 지급 지원 기준이 5500만원 미만이었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가격이 오르고 그에 따른 차량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바뀐 것입니다.
 
5700만원 이상 8500만원 이하 전기 승용차에는 보조금이 50% 줄어듭니다. 8500만원을 초과한 전기승용차에는 아예 지급되지 않습니다. 차량별 보조금은 중대형 최대 500만원, 소형 400만원, 초소형 350만원입니다. 
 
정부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성능을 더욱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개개인에게 지급되는 보조금 액수는 줄어들어 아쉬울 순 있습니다. 2022년 최대 700만원이었던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올해 680만원으로 20만원 감소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이유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며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전기차 보조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지금이 전기차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기아 EV9(사진=뉴시스)
 
보조금으로 전기차를 구매했다면, 구입한 후에는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개별소비세(개소세), 교육세, 취득세가 감면됩니다. 최근 자동차 개소세 면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기차 개소세 면제 만큼은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우선 개소세 혜택은 전기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액이 300만원까지 공제됩니다. 예컨대 나의 개별소비세액이 310만원일 경우 세금은 10만원만 부과하는 것입니다. 이 혜택은 2022년까지 해당됐었는데, 기간을 2024년 12월31일까지 연장했습니다.
 
교육세도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교육세는 나라에서 교육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징수하는 세금인데요. 교육세는 개별소비세액의 30%로 지정돼 있습니다. 앞서 개소세 혜택을 통해 개별소비세가 0원이 됐다면 교육세도 0원이 됩니다. 취득세도 감면됩니다. 전기차 취득세는 최대 140만원 감면되는데, 실제 일반 승용차의 취득세는 취득가액의 7%를 부과합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고금리 등으로 구매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개소세 감면이 자동차 구매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은 크게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고 보조금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지자체 보조금으로 나뉩니다. 실제 서울시 거주자가 현대차 아이오닉6 2WD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5605만원)를 구매하면 860만원을 지원받아 4745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집니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8281만원이 보조금 혜택을 받아 50% 보조금 감면 혜택을 받아 426만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7855만원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밖에 테슬라 모델3는 328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QB 모델은 347만원 지원이 가능합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전기차 충전소에 설치된 충전기에 요금이 표시돼 있다.(사진=뉴시스)
 
전기차는 아직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소모품과 교환 비용과 연료비 등이 적게들어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이 없다보니 엔진오일과 오일필터 등의 교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연료비에서 많은 특장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싱크탱크인 에너지 이노베이션의 로비 오비스 선임이사는 최근 논문에서 동급 휘발유 차량인 토요타 RAV4를 같은 조건으로 구매하면 차량 가격은 한화로 4400만원이지만,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5년간 차량 소유에 드는 총 비용은 5800만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포드의  전기차 모델 마하-E의 추가 비용이 1년에 26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저렴한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머스탱 마하-E를 구매해 5년간 차량을 소유하는데 드는 비용은 5800만원 수준입니다. 
 
현재 휘발유 가격이 유지된다는 전제로 계산된 것으로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르면 전기차 유지비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적어질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예상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휘발유 가격이 전기차 충전 요금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엔진오일 등 기타 소모품이 없기 때문에 유지비가 적게 든다"면서 "값이 비싼 전기차라고 하더라도, 전기차 구매 후 2~3년이면 전기차 가격을 상쇄한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구매 시기를 정부의 전기차 혜택을 보기보다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 인하에 시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에 4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나 유지비 보다는 실 가격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은 최고치에서 20%가량 하락했고, 코발트의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 전기차 구매가 적기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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